우리나라는 주변의 강대국들과 경쟁해야 하는 지정학적 위치와 남북 간의 분단으로 생존의 위협 속에, 국내적으로는 지역 간, 계층 간, 노사 간의 갈등 등으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미래 세대를 위한 국가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가 살고 싶은 멋진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법을 생각하는 전략과 전략적 사고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우리에게 크게 요구되는 바이다. 그런데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학자이자 예비역 장군인 김진항 전략가다.
유사 이래 세계 최초로 ‘전략 이론’을 넘어 ‘전략 공식’을 만든 김진항 전략가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경기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군의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미 육군의 엘리트 장교들의 필수 코스인 미 육군대학원(U.S Army War College)에 유학하였다. 또한, 전후방 각지에서 지휘관 및 참모를 역임하였으며 특히, 전략의 주요 부서인 합참에서 ‘군사전략담당 장교’와 ‘군사전략과장’ 역임하였다.
이처럼 김진항 전략가는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군의 모든 교육 이수는 물론 다년간 두 차례나 전략 핵심 부서에서 근무한 문무겸전의 전략 이론가다. 36년간 긴 세월을 전략이론 연구에 바친 이 시대의 전략가 김진항 장군으로부터 2회에 걸쳐 전략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전략 이론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1988년 전방에서 대대장을 마치고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국 전략과 군사전략담당 장교로 보직을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중에 “전략이 무엇이냐?”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동·서양 유명 전략가들의 저서와 자료 그리고 국방대학원 군사용어 사전을 모두 찾아보았으니 전략에 대한 정명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략에 대한 분명한 정의가 없는 상태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서로 생각하는 범위와 내용의 차이가 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전략 그거! 뜬구름 잡는 얘기 아니냐?”라는 힐난을 받기도 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내가 전략에 대한 정명을 확실히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계기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전략에 대해 부단히 공부하고 연구하였습니다. 공자의 학문 방식인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일(一)을 찾아야만 제대로 된 공부가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전략에 대한 정명”을 화두로 삼아 공부하였습니다. 미 육군 대학원( U.S. Army War College)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전방에서 연대장을 마친 후 다시 합참 군사전략과장으로 보직되어 2 년을 근무하면서도 계속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전략의 정명은 찾아내지 못하고 2007년 포병학교장을 마지막으로 전역하였습니다.
그 이듬해 2008년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장으로 부름을 받아 근무하던 5 월 어느 날 출근길에서 “전략은 유리한 경쟁의 틀로 바꾸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탁”하고 쳤습니다. 유레카의 순간이었습니다. 전략의 정명을 찾아 헤맨지 20년(1988 ~ 2008) 만입니다. 이를 주제로 만든 책이 “유리한 경쟁의 틀로 바꿔라”(박영사 2011)입니다.
▶전략이란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오늘날 전략이라는 용어는 사회 도처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군사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일상생활 전반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국가에는 국가전략이 있고, 기업가에게는 기업전략이 있습니다. 축구감독에게는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 영업사원에게는 영업 전략이, 연인들에게는 연애전략이, 심지어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수험생에게는 원서 접수 전략이 있습니다. 전략이라는 용어는 이제 우리 일상생활 전 분야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생활 용어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이란 어렵고 애매한 것 같습니다.
-전략업무를 하는 실무자들이나 전략을 공부하는 학생들마저 ‘전략은 어렵고 애매한 것’, 아니면 ‘뜬구름 잡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사람들이 전략이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하면서도 정작 ‘전략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정확한 답을 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전략에 대한 정명이 제대로 되어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군사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전략이라는 개념이 사회 발전과 더불어 변화하고 발전되어 왔으나 그에 따른 전략의 개념이 발전하지 못하여 사용되는 환경과 사람에 따라 범위와 의미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전략이란 용어는 언제 생겨났나요?
-전략이라는 용어가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스트라테고스(strategos)’ 또는 ‘스트라테지아(strategia)’ 라는 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strategos는 고대 아테네에서 10개의 부족단체로부터 차출된 10개 연대(Taxi)를 총지휘했던 장군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장군인 strategos가 구사하는 용병술을 strategia라고 했는데 이것은 장군의 지휘(Generalship), 또는 장군의 부대 운용술(the art of the General)로 장군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을 의미했습니다. 이와 같은 말들이 시대에 맞춰 발전되어 1801년이 되어서야 사전에 공식적으로 등재되었고, 영어 단어 “Strategy”는 181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등장합니다.
동양에서 전략의 의미는 고대 중국에서 ‘싸움할 전(戰)’자와 ‘꾀 략(略)’자가 합쳐진 용어로 ‘싸움하는 꾀’라는 뜻을 사용되었습니다. 고대 중국 주나라 병서인 <육도(六韜)>와 <위료자(尉燎子)>등에서 사용된 전권(戰權), 전도(戰道), 병법(兵法), 병도(兵道)라는 용어가 전략의 유사개념으로 사용되었으며, 권모(權謀), 모공지법(謀攻之法), 지략(智略), 선전지(善戰之) 모략(謀略) 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춘추시대 이전에는 전략이 순수한 무인(武人)의 행동에 관한 군사적 의미로 한정되어 사용되었으나 서양보다 훨씬 이른 춘추시대에 벌써 무력과 권모를 구사한 패권에 의한 정치수단으로 변모되어 비군사적인 개념을 포함된 복합개념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전략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문적인 용어가 아닌가요?
전략은 전장에서 사용된 전문적 용어였습니다. 전쟁에서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까? 하는 ‘전쟁하는 꾀’를 전략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전략이라는 용어가 사회 전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관계로 기획과 관련하여 경쟁하는 일반적인 보통명사로 쓰이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우리 일상생활 전 부문에서 전략이라는 용어는 원래 전략의 의미보다는 ‘꾀(略)’의 의미로 변화되었고, 경쟁 관계에 있는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용어로 말의 뜻이 확대되었습니다. 따라서 전략 앞에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정하는 수식어가 붙어야만 그 의미를 분명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략과 전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전략이란 유리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므로 경쟁 전에 미리 이길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계획이나 활동”을 말합니다. 대규모 조직에서 주로 사용하며 상대적 상급 기관에서 하급 기관의 작전을 유리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활용됩니다.
이에 비하여 전술은 전략이 만들어 놓은 경쟁의 틀에서 자신이 가진 경쟁의 수단을 활용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동일한 경쟁력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리더에 따라 사용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며 경쟁의 현장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한 “현장 중심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초로‘전략의 공식’을 만든 김진항 전략가의 인터뷰는 제2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김진항
▫주요 경력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참모본부 군사전략과장
제12 보병사단장
육군 포병학교장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장 한국 지방행정 연구원 석좌 연구위원
서울시립대학교/건국대학교 대학원 객원 교수
현) 한국안보문제 연구소 이사
현) 사단법인 안전모니터 봉사단 중앙회 회장
현) (주)한샤인 고문
▫주요 학력
육군사관학교 졸업(문학사: 영어 전공)
연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졸업(행정학 석사)
미 육군 대학원(U.S ARMY WAR COLLEGE) 졸업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외교/안보학과 졸업(국제정치학 박사)
▫저서
『전략은 어떻게 만들어지나?』(번역서, 연경문화사, 2000, 원제: MAKING STRATEGY(Drew & Snow 저))
『사람에게 투자하자』(육군 교육사령부, 2006) 『전략이란 무엇인가?』(양서각, 2006)
『화력마비전』(시선, 2010)
『유리한 경쟁의 틀로 바꿔라』(박영사, 2011)
『세월호를 넘어 멋진 세상으로』(위디엔피, 2014)
『위기관리 전략』(북코리아, 2018)
『전략적 사고』(좋은 땅, 2020)
『시나부로 쓴 삶의 지혜』(좋은 땅,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