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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유럽 검열 우회 ‘‘freedom.gov’ 추진

장선희 기자

미국 국무부가 유럽 등지에서 자국 정부에 의해 차단된 온라인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털 사이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디지털 자유’ 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유럽연합(EU)과의 규제 갈등을 한층 심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美 국무부, ‘freedom.gov’로 콘텐츠 차단 우회 지원

1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freedom.gov’라는 도메인에 온라인 포털을 구축해 각국 정부가 차단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부 논의에서는 이용자 트래픽이 미국에서 발생한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VPN(가상사설망) 기능 탑재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용자 활동을 추적하지 않는 구조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공식적으로 “유럽을 특정한 검열 우회 프로그램은 없다”고 밝혔지만, “디지털 자유는 국무부의 핵심 우선순위이며 VPN과 같은 프라이버시·검열 우회 기술 확산을 포함한다”라고 설명했다.

▲ EU 규제와 정면 충돌 가능성…디지털 통상 분쟁 변수

해당 포털이 현실화될 경우, EU의 디지털 규제 체계와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EU는 2008년 이후 일련의 법과 규정을 통해 불법 혐오 발언, 테러 선전, 유해한 허위정보에 대해 신속 삭제 또는 차단을 의무화하고 있다. \
\대표적으로 ▷디지털서비스법(DSA) ▷영국 온라인안전법 등이 있다.

EU 규제 당국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콘텐츠 삭제를 명령할 수 있으며, 미이행 시 벌금이나 서비스 제한 조치도 가능하다.

실제로 엘론 머스크가 소유한 X는 지난해 1억2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전직 미 국무부 관리인 케네스 프로프는 해당 계획을 “유럽 법 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 트럼프 행정부, ‘표현의 자유’ 외교 의제로 부각

트럼프 행정부는 온라인상 보수 성향 발언이 억압받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표현의 자유’를 외교정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가안보전략(NSS)에서는 유럽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문명적 정체성의 소멸'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인 사라 로저스는 취임 이후 다수의 유럽 국가를 방문해 우파 성향 단체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디지털 규제를 둘러싼 이념적 갈등이 외교 현안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 美-유럽 디지털 규제 철학 차이…시장 질서에도 영향

미국은 수정헌법 1조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는 반면, 유럽은 나치즘 확산 경험을 배경으로 혐오·극단주의 표현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이 같은 철학적 차이는 플랫폼 기업의 사업 환경과 비용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독일은 2024년 한 해 동안 테러 선동 관련 게시물 482건에 대해 삭제 명령을 내렸고, 1만6000건 이상의 콘텐츠가 강제 삭제됐다. 이는 플랫폼 기업의 규제 대응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 상업용 VPN과 차별성 불분명…정책적 상징성에 무게

시장에서는 이미 다수의 상업용 VPN 서비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포털의 실질적 차별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도메인 등록 정보에 따르면 freedom.gov는 1월 12일 등록됐으며, 현재는 별도 콘텐츠 없이 로그인 화면과 ‘National Design Studio’ 로고만 표시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기술적 효용보다는 정치·외교적 상징성에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 디지털 주권 갈등 본격화…글로벌 플랫폼 기업 부담 확대

이번 계획은 이미 무역, 우크라이나 전쟁, 그린란드 문제 등으로 긴장된 미·EU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한편으로는 EU 규제를 준수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정부의 ‘표현의 자유’ 기조와 보조를 맞춰야 하는 이중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규제는 단순한 사회문화적 이슈를 넘어 통상, 투자, 기술 주권을 둘러싼 전략적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freedom.gov 추진 여부와 구체적 운영 방식은 향후 미·EU 디지털 질서 재편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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