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했던 광범위한 글로벌 관세가 연방대법원 판결로 상당 부분 무효화되면서, 기업들이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기 위한 대규모 소송전에 돌입했다.
해당 관세는 약 10개월간 시행되며 최소 1,300억 달러(약 185조원)에 달하는 세수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기업들이 환급을 받기까지는 오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최소 1,800개 기업 소송 제기…“석면 소송급 규모”
2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1,800개 기업이 관세 환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코스트코, 굿이어, 반스앤노블 등 대형 기업도 포함돼 있다.
특히 연방대법원 판결 이전부터 수백 개 기업이 선제적으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판결 이후 페덱스 등 추가 기업들이 합류하면서 소송 규모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연방 소송 전문 변호사 매튜 셀리그먼은 “석면 소송 수준의 규모”라며 “차이는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석면 소송과 달리, 이번 사건은 거의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 최대 30만 수입업자 대상…개인도 포함 가능성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까지 최소 30만1,000개의 수입업자가 해당 관세 적용 대상이었다.
이 수치에는 기업뿐 아니라 해외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하며 관세를 납부한 개인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적 청구 규모는 현재 제기된 소송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의미다.
▲ 국제무역법원에 사건 집중…전례 없는 규모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곳은 뉴욕에 위치한 연방 국제무역법원이다.
해당 법원은 무역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뤄왔지만, 이처럼 수천 건의 소송과 1,300억 달러 규모가 얽힌 사건은 전례가 드물다.
지난해 12월에는 대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관련 소송을 일괄 중단한 바 있다.
이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서 하급심에서 본격적인 환급 절차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 트럼프 “5년은 갈 것”…행정부 입장 엇갈려
환급 절차를 둘러싼 행정부의 입장은 다소 혼선 양상이다.
과거 소송 과정에서 행정부 측은 관세가 위법으로 판단될 경우 “이자 포함 전액 환급이 가능하다”고 하급심에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 “환급 문제는 논의된 바 없다”며 “향후 5년간 법정 다툼이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재무부 장관은 “법원의 지침을 따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환급 절차 쟁점화…집단소송 확산 가능성
기업 측 변호인단은 하급심 법원에 신속 환급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첫 공식 입장은 금요일 제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제출된 소송 서류는 대부분 유사한 형식으로, 각 기업이 납부한 관세 환급 권리를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구체적인 환급 청구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향후 집단소송 형태로 확대되거나, 개별 환급 절차가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벨트 앤 서스펜더’ 전략…선제 소송 확산
기업들 사이에서는 ‘선제 소송’이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하고 있다.
비닐 바닥재 업체 HMTX 인더스트리를 운영하는 할런 스톤은 “소송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조치”라며 이를 ‘벨트 앤 서스펜더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대형 로펌 퀸 이매뉴얼과 밀뱅크는 각각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규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 중소기업은 소송 부담…환급 접근성 과제
문제는 모든 기업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워싱턴 D.C.의 통관 브로커 킴벌리 다니엘스는 20개 고객사가 2,200달러에서 700만 달러까지 환급 대상이지만, 상장 대기업 한 곳만 소송을 제기할 여력이 있다고 전했다.
나머지 기업들은 변호사 비용 부담 때문에 “세관이 자발적으로 환급해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이다.
이는 환급 절차가 법정 소송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중소기업과 개인 수입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경험 많은 무역 전문 변호사들은 국제무역법원이 환급을 위한 별도의 집단 절차를 설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포춘 500대 기업을 대리하는 그렉 후시시안 변호사는 “법원이 환송(remand) 과정에서 법원 감독 하의 환급 메커니즘을 마련할 수도 있다”며 “현재 소송은 보다 빠른 구제를 받기 위한 추가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