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해석되지만, 실제로는 보험금 기저효과, 매출원가 상승, 공격적 투자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 보험금 ‘기저효과’가 만든 착시…실질 감소폭은 다소 축소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은 약 115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은 약 12조8천억 원(88억3천500만 달러)으로 11% 증가했다.
다만 2024년 4분기 실적에는 덕평 물류센터 화재 보험금 약 2천441억 원이 일회성 수익으로 반영돼 있었다.
이를 제외하면 당시 실제 영업이익은 약 1천912억 원 수준으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4분기 이익 감소율은 약 94% 수준으로 다소 낮아진다.
즉, 지난해 실적이 일회성 수익으로 높아진 기저효과(Base Effect)가 올해 급격한 감소처럼 보이게 만든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 성수기 마케팅 차질과 투자 확대가 이익 압박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이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가 포함된 연말 성수기와 겹치면서 마케팅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점이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쿠팡은 같은 기간 물류 인프라 확장과 대만 시장 진출 등 성장 사업 투자를 예정대로 집행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비용 구조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수익성은 급격히 압박받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 매출원가 급증…‘빅배스’ 가능성도 제기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매출원가(Cost of Sales)의 급격한 증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원가 증가율은 약 15%로 매출 증가율(11%)을 넘어섰고,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률은 2.48%포인트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개인정보 사고 대응 비용과 향후 발생할 잠재 비용을 일부 선제 반영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일종의 ‘빅배스(Big Bath)’ 회계 전략을 적용해 일회성 비용이나 잠재 손실을 한 분기에 집중 반영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경우 단기 실적은 악화되지만 향후 분기 실적 개선 폭이 크게 보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 1분기 반등 가능성…그러나 이용자 감소와 대만 변수 존재
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5~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점진적 회복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실제 이용자 지표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3천312만 명으로 1월 대비 0.2% 감소하며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개된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다행히 감소폭은 1월 3.2%, 2월 0.2%로 크게 줄어들며 ‘탈쿠팡’ 움직임은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만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된 만큼 현지 규제와 소비자 반응이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 9조원 현금에도 배당 대신 ‘로켓 투자’ 전략
단기 실적 변동과 별개로 쿠팡의 재무 체력은 오히려 강화된 상태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 49조1천억 원, 순이익 3천3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3억1천800만 달러(약 9조 원)에 달해 전년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쿠팡은 이 자금을 주주 배당이 아닌 공격적 투자에 투입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설비 투자 규모는 12억5천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고,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등 신사업 부문 손실도 2억2천500만 달러로 확대됐다.
▲ ‘성장 우선 전략’ 유지…당분간 실적 변동성 전망
결국 쿠팡의 전략은 단기 수익성보다 시장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성장 우선 전략’으로 요약된다.
국내 물류 투자 규모 역시 기존 계획 3조 원을 넘어 4조 원에 가까운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규모와 규제 리스크, 대만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분기 실적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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