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와 대출 규제 강화,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이 맞물리며 지난 2월 전국 민간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이 23개월 만에 최저치인 3.03대 1로 추락했다.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던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마저 꺾이며 수도권 곳곳에서 대규모 미계약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청약 수요 급감
분양평가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2월 전국 민간 아파트 1순위 경쟁률은 3.0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3월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조선일보와 한국경제는 10일 2월 전국 1순위 청약 접수가 4,537건으로 전월 대비 54.1%, 전년 동월 대비 88.9%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96.3을 기록했다.
수도권 미계약 속출
홈두부와 매일경제 분석에 따르면 2025년 1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수도권 분양 약 2만 8천 가구 중 11.9%인 3,362가구가 계약을 포기해 재분양 시장에 나왔다.
경기 시흥 '대방 엘리움 더 루체Ⅱ'는 당첨자의 97.4%가 계약을 포기했다. 평택 '서희스타힐스'는 95.7%, 안양 '중앙하이츠 포레'는 82.9%의 계약 포기율을 기록했다.
청약 접수의 94.9%가 경기·인천에 쏠렸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단지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서울도 예외 아냐
서울 중구 황학동 '청계 노르웨이숲'은 높은 분양가와 소형 평면으로 인해 무순위 청약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6차 무순위 청약이 진행 중이다.
이는 '서울 분양 불패' 신화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 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지는 철저히 외면받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옥석 가리기 본격화
부동산 시장의 '로또 청약' 시대가 가고 '선별 청약' 시대가 본격화됐다. 11일 부동산 업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 시장은 공급 물량이 전년과 비슷했음에도 대출 규제와 금융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한 수요자들이 대거 관망세로 돌아섰다.
고분양가 논란이 있거나 입지가 아쉬운 단지들은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자금 조달 여건과 가격 수용성을 갖춘 이른바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들만 청약에 참여하고 있다"며 청약 문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규제 영향
정부의 세제 강화 기조와 재당첨 금지(최대 10년), 전매 제한 등 강력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이라고 해도 입지가 나쁘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면 외면당하는 '분양 양극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주요 외신은 한국의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대출 규제가 실질적인 주택 구매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 가치가 확실한 핵심 지역(Core-location)으로만 자금이 쏠리는 '부의 양극화' 현상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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