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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도 유럽·일본·호주 등 동맹국 참전 ‘신중’

장선희 기자

미국이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동맹국들의 군사적 참여를 압박하고 있지만, 주요 우방국들은 잇따라 참여를 거부하거나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동맹국들의 군사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동맹국들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이를 기억할 것”이라며 사실상 보복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나아가 나토(NATO) 동맹국들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동맹의 미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 역시 유럽 동맹국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유럽·일본·호주 ‘신중’…참전 거부 기류 확산

그러나 주요 동맹국들은 대체로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은 군사 참여를 명확히 거부했으며, 일본과 호주 역시 함정 파견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영국과 프랑스는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전투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 국방장관은 “강력한 미 해군이 있는 상황에서 유럽의 소수 함정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며 “이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호르무즈 봉쇄 여파…글로벌 에너지 시장 ‘긴장’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로,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이 지역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란은 자국 승인 없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전쟁 이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을 겪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추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 동맹 관계 균열…미국 ‘압박 외교’ 피로감

유럽의 소극적 대응은 단순한 군사적 판단을 넘어 최근 악화된 대미 관계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군사적 영향력을 활용해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전략을 지속해왔으며, 이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상호 의존 관계를 ‘무기화’하면서 오히려 동맹국들이 미국으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
[UPI/연합뉴스 제공]

▲ 여전히 남은 의존성…유럽의 ‘딜레마’

다만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며,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재조정할 경우 유럽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하자 유럽이 이를 대신 떠안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미국 의존 구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 트럼프 영향력 약화 조짐…유럽 반발 확대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압박 전략이 이전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에는 방위비 증액 요구나 관세 협상에서 유럽이 미국 요구에 상당 부분 응했지만, 최근에는 반발이 강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그린란드 매입 추진과 같은 정책은 유럽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이는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며 미국이 한발 물러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영국·프랑스, ‘조건부 참여’ 검토

영국은 법적 근거와 명확한 전략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전쟁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미국 및 동맹국들과 협력해 해협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휴전 이후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프랑스 역시 항공모함과 군함을 중동 지역에 배치하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작전은 전투 중단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유럽·아시아·걸프 국가들을 포함한 별도의 연합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 EU “확전 원치 않는다”…군사 개입 신중론

유럽연합(EU) 역시 확전에 대한 우려 속에서 군사 개입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홍해에서 진행 중인 해군 작전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현재 작전 유지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EU 외교정책 수장은 “누구도 이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유럽 내 공감대를 드러냈다.

▲ 핵심은 ‘통제된 협력’…새로운 동맹 방식 모색

전문가들은 유럽이 단순히 미국 요구를 거부하기보다, 협력을 통해 미국을 다자 협력 틀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군사적 기여를 통해 협상력을 확보하고, 우크라이나 문제 등 다른 현안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군사 작전 여부를 넘어, 미국 중심 질서와 동맹 구조가 어떻게 재편될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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