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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노동자 희생 강요 안 돼"… 경사노위 1년 3개월 만 재가동

음영태 기자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제1기 출범 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재개를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고용유연성 요구와 노동계의 고용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하며,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 없는 대타협을 강조했다.

경사노위 1년 3개월 만의 재개와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1년 3개월간의 중단을 끝내고 제1기 위원회 체제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대통령과 함께하는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노사정 대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노동자가 수용 가능한 환경 조성이 선행되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들이 기업의 고용유연성을 수용하려면 그에 걸맞은 힘과 상황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노동자의 충분한 권리 확보 없이 희생만을 요구하는 방식은 정의롭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고용유연성이라는 경영계의 숙원과 고용안정이라는 노동계의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직 대통령이 경사노위 출범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은 2018년 11월 이후 약 7년 만의 일로, 현 정부가 노동 개혁과 사회적 대화에 부여하는 정책적 무게감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은 노사 양측의 입장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누군가의 일방적인 손실로 귀결되는 협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해고는 죽음' 인식 전환을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 과제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계에서 통용되는 '해고는 죽음이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고용 불안에 대한 노동자들의 공포에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 사측이 지적하는 고용 경직성의 이면에는 실직 시 생존권을 위협받는 취약한 사회적 보호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해고가 더 이상 삶의 종말로 인식되지 않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고용유연성 논의의 전제 조건임을 명시했다. 이를 위해 실업급여 확대, 재취업 교육 강화, 전직 지원 서비스 고도화 등 사회 안전망의 획기적인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합리적인 노동 환경 조성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비용 부담과 양보의 문제로 연결된다. 이 대통령은 기업에는 사회 안전망 확충을 위한 비용 분담을, 노동계에는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유연성 확보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요청했다. 이는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제기했던 노사 대타협의 연장선상에 있는 메시지로, 비정규직과 하청 중심의 이중적 노동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7개 위원회 공식 가동과 27년째 이어지는 민주노총의 불참

이날 출범한 제1기 경사노위는 첫 본위원회를 통해 7개의 특별·의제별·업종별 위원회 운영에 합의했다. 이번 위원회 구성에는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 등 노사정 대표 17명 중 16명이 참석하여 높은 참여도를 보였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27년째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고 있어, 반쪽자리 사회적 대화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

새롭게 가동되는 7개 위원회는 현대 노동 시장이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를 다룰 예정이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와 일자리'를 첫 번째 사회적 대화 주제로 선정하여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전환에 따른 노사 상생 모델 구축, 청년 일자리 창출, 노사관계 제도 발전 등 시급한 의제들이 위원회별로 배정되어 실무적인 합의안 도출에 나선다. 정부는 민주노총의 불참 속에서도 한국노총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AI 전환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전망

향후 경사노위의 활동 방향은 과거의 소모적인 대립을 넘어 미래 산업 구조에 적응하는 '지속 가능한 노동 생태계' 구축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조선업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사례로 들며 비정상적인 고용 구조의 폐해를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특정 업종의 인력난 해소를 넘어 전체 노동 시장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인식의 발로다. AI 기술의 급격한 도입이 일자리 대체 위협으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노사가 기술 변화의 혜택을 공유하고 위험을 분담하는 상생 프레임워크를 짜는 것이 위원회의 핵심 임무가 될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경사노위 재가동이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병폐인 노동 시장 이중 구조를 타파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가 제시한 사회 안전망 확충이 실질적인 예산 확보와 입법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노동계의 유연성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3개월 만에 다시 열린 사회적 대화의 문이 단순한 의견 수렴 기구를 넘어, 시대적 요구인 인구 위기와 기술 격변을 극복하는 대타협의 산실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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