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AI 에이전트발 시장 불안, 세일즈포스 주가 31% 하락 [심층 분석]

윤근일 기자

25일. 세일즈포스 주가가 최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술 확산 우려로 3개월간 최대 31% 급락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앤스로픽의 에이전트형 AI 신규 기능 공개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주가 하락을 촉발했다. 이러한 시장 반응은 사상 첫 매출 가이던스 하향 조정과 맞물려 SaaS 산업 전반에 걸친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 AI 에이전트 확산, 시장 불안 증폭

CRM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NYSE: CRM)의 주가는 지난 1월 23일 하루 만에 7% 급락한 데 이어, 3월 24일과 25일에도 각각 5.8%, 6% 이상 추가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일일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급락의 주요 원인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발표한 새로운 '에이전트형 AI' 도구인 '코워크(Cowork)' 및 클로드(Claude) AI 업데이트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AI는 인간의 키 입력 및 마우스 움직임을 모방하여 컴퓨터 작업을 제어하는 기능을 선보였으며, 이는 기존 SaaS(Software as a Service) 플랫폼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투자자들은 엔터프라이즈 가치가 애플리케이션 계층에서 인텔리전스 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반응하며, 레거시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들이 플랫폼 전반에서 작동하는 자율 에이전트에 의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러한 '에이전트 시대'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키고 막대한 마진 압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공지능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제공]

▲ 데이터 기반 현상: 주가 31% 하락과 매출 전망

2025년 12월 말부터 2026년 3월까지 세일즈포스의 주가는 약 31% 하락했다. 2026년 초부터 약 3개월 동안 25~31%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현재 주가는 181.67달러에서 183.98달러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52주 최고가인 296.05달러 대비 37% 이상 낮은 수치다. 이와 같은 주가 부진은 앤스로픽발 AI 불안감 외에도, 세일즈포스가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예상보다 낮은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실적 발표는 투자자들의 성장 둔화 우려를 심화시켰다.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일즈포스는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1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상회했고, 조정 주당순이익(EPS) 또한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81달러를 달성했다. 2026 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41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견고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산업 파장: SaaS 모델의 근본적 위협론

앤스로픽발 AI 에이전트 기술의 발전은 세일즈포스뿐만 아니라 어도비(Adobe)와 같은 동종 업계 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며 소프트웨어 섹터 전반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하고 있다. 어도비의 경우 오펜하이머(Oppenheimer)의 목표가 하향 조정이 있었으며, AI 도구가 어도비의 매출을 기대만큼 빠르게 증가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고평가된 클라우드 기반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서비스나우(ServiceNow)와 워크데이(Workday) 등도 유사한 압력을 받았다. 업계 전반에서는 'SaaS의 종말(Death of SaaS)'이라는 서술이 확산되며, AI가 기존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모델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에이전트형 AI가 법률 업무 자동화와 같은 복잡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데이터 분석, 전문 서비스, 소프트웨어 공급자들에게 경쟁 심화와 마진 축소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성장주 전반의 밸류에이션에도 압력이 가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일즈포스의 복잡한 아키텍처가 서비스나우와 같은 경쟁사들에 비해 효율적인 확장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 세일즈포스의 전략적 대응과 반전 가능성

세일즈포스는 이러한 시장의 불안감에 대응하여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스스로를 "진정한 에이전트형 기업(true agentic enterprise)"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생명 과학과 같은 규제 산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앤스로픽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여 클로드 AI를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 360(Agentforce 360) 플랫폼의 핵심 모델로 통합했다. 세일즈포스는 앤스로픽에 약 1%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 파트너십은 규제 산업 고객들이 민감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더불어, 세일즈포스는 3월 16일 2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승인하며 주주 가치 제고 의지를 표명했다. 3월 17일에는 엔비디아(NVIDIA)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에이전트포스 및 엔비디아 모델을 엔터프라이즈 워크플로에 통합할 계획을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세일즈포스 주가가 내재 가치보다 현저히 낮게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TIKR의 평가 모델에 따르면 잠재적 상승 여력이 75.1%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3월 9일 기준, 애널리스트 75% 이상이 여전히 세일즈포스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며 평균 목표주가를 257.5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약 30%의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 시장 전망: AI 시대 소프트웨어 기업의 재편

AI 에이전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모델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AI가 산업 전반의 가격 결정력과 마진을 침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세일즈포스와 같은 기존 강자들은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자사의 AI 전략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력한 현금 흐름과 마진 확장 노력은 물론, 공격적인 자본 배분 전략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기술이 전통적인 SaaS 모델에 위협이 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양면성을 지닌 만큼, 세일즈포스가 파트너십과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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