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걸프 국가 미국 전략 의문 제기 30일: 이란 전쟁 1개월 직면 ... 안보 지형 변화

정휘 기자

30일 07시 39분 현재, 이란 전쟁 발발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 미국 중동 전략에 대한 의문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역내 안보 지형 변화 가능성이 부상했다.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신뢰도 부족과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 심화에 직면하며, 독자적인 안보 역량 강화와 동맹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역할 재조명 요구는 확산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 이란 전쟁 1개월, 걸프 국가 피해 현실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한 달을 넘어서면서, 걸프 국가들은 심각한 안보 및 경제적 파장에 직면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걸프 지역의 미국 기지 및 주요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했다. 특히 3월 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가 이란의 공격을 받았고, 같은 달 28일에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란 전쟁에 참전하며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의 공격은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GCC 회원국 전역의 에너지 시설과 상업 허브에 타격을 입혔다. 이로 인해 걸프 국가들은 자신들이 원치 않은 전쟁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국기
[EPA/연합뉴스 제공]

▲ 경제적 타격 및 호르무즈 해협 위기 심화
이란 전쟁은 걸프 국가들의 경제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월 2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 이후,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20%를 담당하는 이 해협의 통행이 사실상 마비되었다. 이는 유가 및 가스 가격 급등을 야기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고, 항공, 관광, 투자 산업을 포함한 걸프 국가들의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데이터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14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 유형의 자동식별시스템(AIS) 방송 통행량이 이전 10일(2월 14일~28일) 대비 96% 감소했다. 이러한 경제적 압박은 걸프 국가들이 미국의 중동 전략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 미국 신뢰도 하락과 동맹 다변화 모색
걸프 국가들은 이번 전쟁을 통해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시작하기 전,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은 미국에 전면전 회피를 촉구했으나, 전쟁은 결국 발생했으며 미국의 명확한 전략적 목표는 부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6년 아랍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미국 정책이 역내 안보와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답했으며, 84%는 이스라엘 정책이 지역을 위태롭게 한다고 느꼈다. 이는 걸프 국가들이 수십 년간 의존해 온 미국과의 안보 거래, 즉 에너지 공급과 무기 구매 대가로 미국이 안보를 보장한다는 합의가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걸프 국가들은 이제 중국과 러시아 등 비서방 국가들과의 경제 및 국방 관계를 심화하며 안보 파트너십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이란의 역내 위협 영구적 제거 요구
전쟁 발발 초기, 일부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지상군 투입에 반대하며 확전 우려를 표명했으나,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이 지속되자 이란의 공격 역량을 영구적으로 약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걸프 관계자들은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능력을 유지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을 인질로 삼고 언제든지 역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들은 단순한 휴전이 아닌,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역량을 영구적으로 제한하고, 해상 운송로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며, 역내 대리전 종식을 보장하는 협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전쟁의 결과가 걸프 국가들의 미래 안보 질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 불확실한 중동 미래와 미국의 역할 재정립 과제
이란 전쟁은 중동 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더욱 불안정하고 파편화될 가능성이 높다. 걸프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패권 욕구와 이란의 강경주의 사이에 갇힌 채, 점차 무책임해지는 미국에 의해 버려졌다고 느끼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역량을 약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러한 군사 작전이 명확한 정치적 종착점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걸프 국가들은 미국과의 안보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자체 방어 역량을 강화하고, 중국, 러시아, 유럽, 아시아 에너지 수입국들과의 관계를 심화하는 "헤징(Hedging)" 전략을 통해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취약성을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의 중동 안보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립을 요구하는 중대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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