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량지출뿐 아니라 의무지출까지 포함한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는 재정 운용 기조 전반을 재설계하는 수준의 조치로 평가된다.
내년에는 의무지출 10%, 재량지출 15% 감축 목표를 제시하며 기존보다 훨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체 절감 규모는 올해 27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 전면 재검토 원칙…한시사업은 ‘원칙적 종료’
정부는 모든 재정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기존 사업을 전제로 하지 않고 필요성과 성과를 처음부터 다시 따지는 방식이다.
특히 한시·일몰 사업에 대해서는 관행적인 연장을 차단하고 원칙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그간 반복적으로 연장되던 사업 구조에 근본적인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 지출구조조정 기준 첫 정비…투명성 강화
기획예산처는 2027년도 예산안 지출구조조정 기준과 추진방안을 30일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지출 구조조정은 방향만 제시되고 객관적 기준과 공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정의와 방식, 평가 기준까지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제도적 진전으로 평가된다.
지출구조조정은 유사·중복 사업 정비, 집행 부진 사업 조정, 우선순위 재배치 등을 통해 비효율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정의됐다. 동시에 제도개선을 통해 구조적으로 지출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포함됐다.
▲ 고령화 압박 속 ‘선택과 집중’ 불가피
정부는 구조조정의 배경으로 고령화와 복지 수요 증가를 명확히 제시했다. 의무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정된 재원으로 미래 투자까지 병행하기 위해서는 지출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즉, 단순한 긴축이 아니라 재정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적극재정’ 유지 위한 구조조정 병행
정부는 이번 구조조정을 단순 긴축이 아닌 적극재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규정했다.
저성과·비효율 사업은 과감히 감축하거나 폐지하고, 필요한 분야에는 재원을 재배분하는 방식으로 재정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재량지출 15% 감축 목표는 기존 10% 수준에서 크게 강화된 것이며, 의무지출까지 포함한 점에서 정책 강도가 이전과 차별화됐다.
▲ 복지 축소 우려 차단…“핵심사업은 제외”
의무지출 감축이 복지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부는 선을 그었다.
줄일 수 없는 필수 사업은 감축 대상에서 제외한 뒤 10% 목표를 설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핵심 복지사업이 직접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방식은 단순 삭감이 아니라 제도개선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지원 조건 재설계, 급여 수준 조정 등을 통해 의무지출 구조를 효율화하고, 교육·재정 시스템 개편 등 중장기 구조개혁도 병행하기로 했다.
또한 사업 평가 결과 반영, 민간·지방 이양 확대, 유사 사업 통폐합 등 다양한 방식이 함께 적용된다.
▲ 성과평가 연계…저성과 사업 ‘자동 감액’
정부는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통해 사업별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예산에 직접 반영하기로 했다.
평가 결과 ‘감액’ 판정을 받은 사업은 10% 이상 삭감하고, ‘폐지’ 사업은 예산안에서 제외하는 원칙을 적용했다. 이는 성과 중심 재정운용을 강화하는 핵심 장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출구조조정 과정에는 민간 참여도 대폭 확대된다.
국민참여예산 플랫폼을 통해 접수된 제안은 우선적으로 검토되며, 전문가와 시민단체 의견도 정책에 반영된다. 이는 재정 운용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 인센티브 도입…부처·공무원 경쟁 유도
정부는 구조조정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체계도 마련했다.
우수 부처에는 핵심사업 투자 재원을 우선 배분하고, 공무원에게는 표창과 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국민에게도 최대 600만원의 포상을 제공해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 AI·첨단산업 중심 성장전략 강화
정부는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된 재원을 AI와 첨단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전 산업의 AX 전환을 추진하고,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충과 반도체 특별회계 신설을 통해 전략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탄소중립, K-콘텐츠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해 산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 지방주도 성장…재정·권한 동시 이양
수도권 중심 성장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지방 지원 정책도 강화됐다.
통합 지방정부에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고, 지역별 여건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지방우대원칙’을 본격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반도체 벨트, AI 실증도시 조성, 지역 의료·교육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지방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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