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20% 내외의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들은 양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최대 8%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확대와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역설적 현상으로 분석된다.
▲ 주가 급락 및 외국인 순매도 현상
2026년 3월 30일 기준, 국내 증시의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고점 대비 약 20%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었다. 삼성전자는 21만8천원에서 17만6천300원(19.13% 하락)으로, SK하이닉스는 109만9천원에서 87만3천원(20.56%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하락세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도에서 비롯되었다. 3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16조2천557억원, SK하이닉스 주식 7조2천366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반도체 대장주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15조2천817억원, SK하이닉스를 6조3천324억원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 상향 조정된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주가 하락 국면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89조4천453억원으로, 한 달 전 기대치인 174조9천758억원보다 8.27%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역시 149조6천337억원에서 158조8천935억원으로 6.19% 증가한 전망치를 보였다. 개별 증권사의 전망은 더욱 공격적이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전체 영업이익을 226조2360억원으로 예상하며, 1분기 영업이익은 43조원, 2분기 영업이익은 57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DS투자증권 또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40조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목표주가를 27만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키움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을 170조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목표주가 130만원을 유지했다.
▲ 견조한 메모리 가격 및 빅테크 AI 투자 확대
이러한 실적 전망 상향의 핵심 배경으로는 중동 전쟁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메모리 가격 흐름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인공지능(AI) 설비투자 확대가 꼽힌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전쟁 속에서도 메모리 가격은 안정적"이라며 "이로 인한 실적 가시성이 전망치 상향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4사'의 올해 AI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76% 증가한 1천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SEMI 시니어 디렉터 클락 청은 2027년까지 세계 반도체 매출과 AI 관련 설비투자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며, AI 인프라 투자 지속으로 HBM, 범용 D램 등의 장기적인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3~5년 다년 장기 계약(LTA)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터보퀀트'의 HBM 시장 기회 요인
지난주 구글이 발표한 AI 메모리 최적화 기술 '터보퀀트'는 초기 시장에서 메모리 수요 감소 가능성으로 인식되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그러나 다수의 증권사 전문가들은 이를 오히려 AI 시장 확대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기회로 해석하고 있다. KB증권은 "터보퀀트와 같은 저비용 AI 기술이 진입 장벽을 낮춰 전체 AI 수요를 폭발적으로 확대시킬 것"이라며, 연산량 증가와 함께 메모리 탑재량 확대가 동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터보퀀트 기술이 서버 D램과 기업용 SSD 수요에는 부정적일 수 있으나, 압축 해제 과정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텐서처리장치(TPU) HBM의 추가 연산 활동이 필요해 HBM 수요에는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HBM4에서 기술 경쟁력 우위를 점한 삼성전자에는 HBM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향후 시장 전망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주가 조정을 내재가치는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외부 변수 영향으로 판단하고, 투자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KB증권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금리 변동성 확대에도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일관되게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32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4만9천200원, SK하이닉스는 132만1천160원으로 형성되어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AI 호황을 기반으로 2026년에도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HBM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전체 메모리 시장의 슈퍼사이클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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