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거물 테슬라가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 단지인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를 위해 대만에서 반도체 엔지니어 확보에 나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위치한 대만의 숙련된 인력을 흡수하여 반도체 자급제제를 완성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대만서 9개 직무 채용 공고... 5년 이상 경력직 타겟
17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테라팹 프로젝트를 담당할 9개 분야의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채용 대상은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로, 반도체 제조 생태계가 가장 잘 구축된 대만 인력을 정조준했다.
이번 채용은 테슬라가 단순한 칩 설계를 넘어 제조 영역까지 직접 발을 들이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만은 미세 공정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집중되어 있어 테슬라의 초기 기술 확보에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
▲ 수직 계열화된 '반도체 종합 공장' 지향...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테슬라가 구상하는 테라팹은 로직 반도체, 메모리, 패키징, 테스트, 그리고 노광 마스크 생산까지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수직 계열화된 반도체 공장'을 지향한다. 이는 기존 반도체 업계의 분업 구조를 깨고 테슬라만의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로보틱스와 데이터 센터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규모 AI 칩 팹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테라팹은 이러한 머스크의 미래 사업을 가동할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2나노급 미세 공정 및 TSMC 특화 기술 요구
채용 공고에 따르면 테슬라는 7나노미터(nm) 미만의 첨단 공정 경험은 물론, 대만 반도체 산업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2나노급 기술 역량을 요구했다. 특히 TSMC가 개발한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와 'SoIC'에 대한 숙련도도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분야별로는 노광, 식각, 박막, 화학 기계적 연마(CMP) 등 전공정(Front-end)의 핵심 단계와 수율 엔지니어링, 공정 통합 등이 포함됐다. 이는 테슬라가 칩 생산의 전 과정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 엣지 프로세서부터 우주용 칩까지... 제품군 다변화 예고
테라팹에서 생산될 칩 제품군도 구체화됐다. 엣지 추론용 프로세서는 물론, 궤도 위성에 사용될 방사선 내성(Space-hardened) 칩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이 생산 목록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뿐 아니라 스페이스X 등 그룹 전반의 하드웨어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최근 AI 열풍으로 TSMC의 생산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독자적인 칩 생산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테슬라의 이번 행보 역시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분석된다.
▲ TSMC의 견제... "반도체 산업에 지름길은 없다"
한편, 경쟁자로 부상한 테슬라의 테라팹 프로젝트에 대해 TSMC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TSMC는 경쟁자를 과소평가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도, 새로운 팹을 건설하는 데만 최소 2~3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분야에 '지름길'은 없음을 시사했다.
수십 년간 쌓아온 공정 노하우와 복잡한 장비 공급망을 테슬라가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을지가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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