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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술 공급망 협력 강화 및 경제안보 대화 정례화

김영 기자
핵심기술 공급망 협력 강화 및 경제안보 대화 정례화
©연합뉴스

 

대한민국과 인도가 핵심 기술과 글로벌 공급망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대폭 강화하고 경제 안보를 위한 공식 대화 채널을 본격 가동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개선 협상을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양국의 경제 영토를 확장하고 안보적 유대를 공고히 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의 포괄적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 언론 발표를 진행했다. 이번 회담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경제와 안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략적 연대를 심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6년 4월 20일 오후 현지 정부 영빈관인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발표에서 모디 총리는 한국을 미래 발전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규정하며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 핵심 기술 공급망 강화 및 경제안보 대화 체계 구축

모디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핵심 기술 및 공급망 분야의 협력 강화를 꼽았다. 이는 반도체,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핵심 분야에서 한국의 제조 역량과 인도의 시장 및 인적 자원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양국은 안정적인 조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경제안보 대화'를 새롭게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단순히 상업적인 교류를 넘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검토하고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모디 총리는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함께 손을 맞잡고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내비쳤다. 이러한 고위급 대화 채널의 구축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양국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개선 통한 교역 확대 및 시장 개방

경제 실무 분야에서는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개선 협상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CEPA는 양국 간 관세 장벽을 낮추고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체결된 협정이지만,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이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모디 총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연내에 관련 협상을 재개하고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EPA 개선이 완료되면 한국 기업들의 인도 시장 진출 문턱이 낮아지고, 인도 역시 한국의 첨단 기술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산업 현대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모디 총리는 한국 기업들이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에 기여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더 많은 분야에서 양국의 경제적 접점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인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국내 산업계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2000년 역사 유대와 동방의 등불 정신 기반 문화 협력

양국 정상은 경제와 안보라는 실리적 협력 외에도 역사적, 문화적 유대감을 강조하며 감성적인 접근을 병행했다. 모디 총리는 약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가야국 김수로 왕과 아유타국 허왕후의 사랑 이야기를 언급하며, 이것이 양국의 공통된 유산임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역사적 서사는 양국 국민 간의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고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모디 총리는 인도 내에서 K팝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을 짚으며, 한국에서도 인도 영화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에 기쁨을 표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 영화를 좋아한다는 점을 직접 언급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모디 총리는 100여 년 전 시인 타고르가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라 예찬했던 역사적 사례를 인용하며,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인도 관계는 단순한 경제 협력 파트너를 넘어 공급망과 기술, 문화가 결합된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이 합의한 경제안보 대화와 CEPA 개선 협상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이는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을 잇는 새로운 경제 중심축의 형성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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