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주가가 차세대 콘솔 '스위치 2'의 가격 인상 소식과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실적 전망에 직격탄을 맞았다.
1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닌텐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 종료된 회계연도에서 견조한 하드웨어 판매량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성장 동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닌텐도는 오는 5월 25일부터 일본 시장 내 '스위치 2'의 가격을 기존보다 1만 엔 인상한 59,980엔으로 책정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역시 9월 1일부터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압박이 반영된 결과지만, 가격 변화에 민감한 캐주얼 게이머 비중이 높은 닌텐도 특성상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 대작 라인업 부재... "자신감 부족인가, 전략적 저점인가"
시장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하반기 시장을 견인할 이른바 '킬러 타이틀'의 부재다.
'젤다의 전설'이나 '포켓몬 포코피아' 같은 기존 흥행작들이 스위치의 수명을 연장해왔으나, 향후 실적을 책임질 대형 블록버스터급 신작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모닝스타의 이토 카즈노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게임 출하량 전망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닌텐도가 스스로의 파이프라인에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콘솔 주기상 2년 차에 사용자 참여가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어, 현재의 시장 반응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견해도 공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공]
▲ '비용 전가' 성공한 소니와 극명한 대비
닌텐도의 이번 하락세는 경쟁사인 소니와 비교되며 더욱 두드러졌다.
같은 날 소니의 주가는 도쿄 시장에서 10% 급등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장에 안착한 플레이스테이션 5(PS5)를 보유한 소니가 메모리 칩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에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평가했다.
소니는 게임 부문 매출 전망치는 낮췄으나 오히려 영업이익 전망치는 상향 조정하며 내실 다지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TSMC와 이미지 센서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공급망 관리와 비용 통제 면에서도 닌텐도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사업 다각화가 이루어진 소니와 달리 게임 사업 의존도가 압도적인 닌텐도의 사업 구조가 리스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 전망과 변수: '마리오' 신작 출시 여부가 관건
시장 일부에서는 닌텐도가 관례적으로 보수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아툴 고얄 애널리스트는 "닌텐도는 지난 4년 연속 초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며, 올해 닌텐도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마리오' 시리즈의 AAA급 신작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결국 닌텐도가 직면한 주가 폭락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기의 가격 저항을 상쇄할 만한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의 귀환이 필수적이다.
영화와 테마파크 등 IP 사업의 인기가 실제 게임 구매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고가 정책 속에서도 충성 고객층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반등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