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금융지주들 "올해 韓 경제 반도체가 견인, 체감과는 괴리"

음영태 기자

5대 금융지주가 올해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반도체 산업을 지목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수출과 설비투자를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건설 경기 침체와 산업 양극화 심화로 체감경기와의 괴리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됐다.

20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가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공통적으로 올해 경제 흐름의 중심에 반도체 산업이 자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 KB금융 “반도체·추경·소비 회복이 성장 축”

KB금융은 올해 경제 성장 요인으로 반도체 수출 호황과 정부 추가경정예산, 민간 소비 회복세를 꼽았다.

특히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7% 성장한 점에 주목하며, 남은 분기 성장률이 정체 수준에 머물더라도 연간 성장률은 2.5% 안팎을 기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상반기 수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난 데 따른 분석으로 풀이된다.

▲ 신한금융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 자극”

신한금융 역시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반도체 경기 회복의 핵심 배경으로 진단했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AI 투자 경쟁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 흐름을 지지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정부 추경 효과가 점진적인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제시했다.

대출
[연합뉴스 제공]

▲ “경상수지 사상 최대 가능성”…수출 기대감 확대

금융지주들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치인 1천700억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상품수지 개선 효과가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농협금융 역시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하나금융도 통관수출 증가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산업 양극화 우려

다만 금융지주들은 경제지표 개선에도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가 강화되는 반면, 비반도체 제조업과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은 반도체 호조 이면에서 비반도체 제조업과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외형적 성장세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 중동 리스크·무역 갈등도 변수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역시 한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KB금융은 중동 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무역 갈등이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중동 정세가 일부 완화되더라도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 지연 가능성이 남아 있어 경제 성장폭이 기대보다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국내 물가와 환율, 소비심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된다.

수출
[연합뉴스 제공]

▲ 기준금리 동결 전망 우세…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

KB금융과 하나금융은 한국은행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 체제에서도 물가 안정과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한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환율에 대해서는 고유가 영향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유지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나금융 역시 2분기 환율이 1,450~1,520원 구간에서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며, 고유가와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