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올해 2분기 매출이 109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폭증할 전망이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앤트로픽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앤트로픽은 현재 진행 중인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이 같은 재무 수치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했으며, 이번 펀딩이 마무리되면 기업 가치 면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오픈AI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검토한 이번 실적 전망치는 한때 AI 레이스에서 후발 주자로 평가받던 스타트업의 초고속 성장을 보여주는 한편, 막대한 투자 비용 때문에 AI 기업의 단기 수익 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기존 시장의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 줌·구글 전성기 뛰어넘는 폭발력…6월 분기 영업이익 5억 달러 돌파
앤트로픽은 올해 1분기에 4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이 회사의 분기별 매출 성장 속도는 팬데믹 시기의 줌(Zoom)은 물론,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던 과거 구글과 페이스북의 성장세마저 앞지르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오는 6월로 끝나는 2분기 분기 영업이익은 5억 5,9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러한 흑자 기조가 올해 연간으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앤트로픽이 지난해 여름 투자자들과 공유한 재무 자료에 따르면 당초 연간 흑자 전환 시점을 최소 2028년 이후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방대한 컴퓨팅 인프라 수요로 인해 향후 지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일시적으로 다시 적자가 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번에 집계된 영업이익은 신규 모델 학습 비용은 포함하되 주식 기반 보상 비용은 제외한 수치다.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빅테크 3인방 '1조 달러' 상장 레이스…'에이전트' 기능이 성장의 일등 공신
현재 앤트로픽과 오픈AI, 스페이스X는 기업 가치가 각각 1조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는 초대형 상장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는 AI가 기존 산업과 시장을 완전히 재편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기대감을 반영한다.
오픈AI는 이르면 이번 주 금요일 IPO 계획을 담은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며, 스페이스X의 IPO 역시 이르면 6월로 다가온 상태다.
앤트로픽의 매출이 올해 초부터 가파르게 치솟은 배경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코딩 도구를 비롯한 앤트로픽의 AI 제품을 앞다투어 도입한 영향이 크다.
특히 AI 모델 '클로드(Claude)'가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 장시간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Agentic)' 역량을 증명하면서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달 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매출 성장세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 이제는 좀 평범한 숫자를 보고 싶다"고 농담을 던졌을 정도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AP/연합뉴스 제공]
▲ 비용 효율성 개선과 백악관 관계 회복…스페이스X와 손잡고 인프라 확장
실적 증가는 사업의 효율성 개선에서도 확인된다. 1분기에는 매출 1달러당 71센트를 컴퓨팅 비용으로 지출했으나, 이번 분기에는 56센트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앤트로픽은 주로 엔비디아 칩보다 저렴한 구글과 아마존의 자체 칩을 활용하고 있으며, 오픈AI에 비해 미래 데이터 센터 지출 약정을 보수적으로 잡았다. 챗GPT처럼 수많은 무료 사용자를 보조할 필요가 없는 구조적 장점도 작용했다.
최근 앤트로픽은 급증하는 수요로 인한 컴퓨팅 자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포함한 기업들과 신규 데이터 센터 계약을 체결하며 용량 확대에 나섰다.
한편 정서적 리스크도 해소되는 국면이다.
불과 몇 달 전 백악관이 이 회사를 안보 위험 기업으로 규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기관과의 거래 단절을 명령했으나, 최근 사이버 보안 위험으로 일부 기업에만 제한 공개한 '미토스(Mythos)' 모델과 관련해 정부 관료들과 꾸준히 면담을 가지며 관계를 대폭 개선했다.
▲ 회계 기준 차이에 따른 논쟁…추후 정확한 비교 성적표 나올 듯
현재 앤트로픽은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상장사 수준의 엄격한 재무 보고 의무를 따르지 않아 정확한 매출 및 비용 계상 방식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한 부분이 존재한다.
특히 앤트로픽과 오픈AI는 매출을 인식하는 기준이 서로 달라 두 회사의 실적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이나 구글 등 클라우드 파트너사를 통해 판매된 기술 매출을 자사 매출로 합산해 잡는 반면, 오픈AI는 이를 자사 매출로 인식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앤트로픽 대변인은 자신들이 해당 거래의 주 계약자(Principal)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이 표준 회계 관행에 완벽히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후 상장 절차가 본격화되면 보다 명확한 회계 성적표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