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도민들이 직접 구상하고 제안한 생활밀착형 기후 정책 18건을 채택하여 실제 행정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정책은 120명의 도민이 참여한 숙의공론기구인 '기후도민총회'가 1년간 논의한 결과물로, 탄소포인트 기부 시스템과 이동식 폐비닐 수거 등 실질적인 탄소 저감 대책을 골자로 한다. 경기도는 이를 통해 관 주도의 일방적 행정에서 벗어나 시장 질서와 도민 참여가 결합된 새로운 환경 거버넌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기후도민총회에서 도출된 생활밀착형 정책 가운데 18건을 최종 채택하여 도정 반영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결정은 정책 수요자인 도민이 직접 기획한 대안을 행정이 수용하여 법적·제도적 실효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환경 정책과 차별화된다. 채택된 18개 과제는 에너지 전환부터 자원 순환에 이르기까지 기후 위기 대응 전반을 포괄하며 향후 경기도 기후 정책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말 출범한 기후도민총회는 12세 이상 도민 120명으로 구성된 기후정책 숙의공론기구로서 독립적인 활동을 이어왔다. 이들은 에너지전환, 기후격차, 소비와 자원순환, 기후경제, 도시생태계, 미래세대 등 총 6개 워킹그룹으로 나뉘어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심도 있는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 도민의 시각에서 가장 시급하고 효과적인 정책들을 선별해냈다.
반영이 추진되는 주요 정책 중 하나인 '경기도형 탄소포인트 기부 나눔'은 탄소 저감 활동에 대한 보상을 사회적 가치로 환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개인이 적립한 탄소포인트를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과 연계하여 취약계층에 지정 기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탄소 중립 실천이 단순한 개인의 혜택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안전망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농촌 지역의 환경 오염원으로 지목되어 온 폐비닐 수거 방식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도입될 예정이다. 기존의 고정식 수거 방식에서 탈피하여 '찾아가는 폐비닐 수거차량'을 도입함으로써 농민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수거율을 높이기로 했다. 특히 참여 농민에게는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자발적인 자원 순환 참여를 유도하는 시장 친화적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체험형 인프라도 구축된다. 일상적인 신체 활동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생산 체험형 운동기구'를 설치하여 도민들이 에너지의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하드웨어 확충은 기후 위기에 대한 도민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생활 속 실천을 독려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 내 31개 시군의 재활용 분리배출 기준을 표준화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지자체마다 상이했던 배출 기준을 통일함으로써 도민들의 혼란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 공정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노린다. 이는 광역 자치단체 차원의 규제 정비가 자원 순환 효율성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산업 부문에서는 에코디자인 규정을 도입하여 생산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이 추진된다. 제품의 설계 단계부터 환경 부하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하여 폐기물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전략이다. 이는 기업들에게 환경적 책임을 부여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제품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독려하는 법치적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민간 주도의 정책들이 실제 행정 현장에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와 시군 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8개 정책의 동시다발적 추진이 도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각 시군별로 상이한 행정 여건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민간의 아이디어가 관료 조직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은 "기후도민총회는 다양한 대표성을 지닌 도민들이 정책에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실현으로, 선진국의 '기후시민의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형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민들이 제안한 창의적인 정책들이 사장되지 않고 실제 도정에 녹아들어 기후 위기 대응의 선도적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이번 18개 정책의 채택을 시작으로 기후도민총회의 상시적 운영 체계를 점검하고 도민 참여 범위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도출된 정책들이 실제 탄소 배출량 감소와 도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경기도의 이러한 시도가 중앙 정부와 타 지자체에 어떤 파급 효과를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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