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방산 핵심 기지인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7명의 사상자가 집계됐다. 대형 추진기관과 전술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이 시설은 과거에도 대규모 인명 피해를 냈으나 보안을 이유로 안전 점검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사고는 첨단 무기 체계 개발의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안전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결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인해 총 7명의 인명 피해가 확인되며 방산업계의 안전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전 유성구 외삼동에 위치한 이 사업장은 항공과 방산, 우주 산업을 아우르는 핵심 시설로 대형 추진기관 개발과 추진체 혼화 및 충전 공정을 전담한다. 사고 직후 구급차가 긴급 투입되고 정문 앞이 통제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으며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대전사업장은 한화그룹이 지난 2015년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한화테크윈을 전신으로 하며 그룹 내 주력 업체로 성장해 왔다. 2018년 사명 변경 이후 항공기 구동 및 유압 분야는 물론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의 착륙장치 등 핵심 구성품 제작을 도맡아 왔다. 우주와 육해공을 망라하는 방위산업 전 영역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국가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요람으로 평가받는다.
화약과 불꽃 제품을 직접 다루는 공정 특성상 대전사업장은 항상 대형 인명 사고의 위험이 잠재된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다연장로켓포와 같은 무기류의 추진 기관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충격이나 마찰, 열에 민감한 혼합물을 취급하게 된다. 추진체 혼화 및 충전 공정은 고체 연료를 균일하게 섞어 탄체에 주입하는 과정으로 미세한 정전기나 마찰에도 폭발할 수 있는 극도의 정밀함을 요구한다.
규정상 높은 수준의 설비 위험성 평가와 안전성 확보가 의무화되어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주 작은 오차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에 작업자의 숙련도와 설비의 완벽성이 동시에 담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민간 방산업체의 특성상 극도의 보안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그간 안전 실태 점검이 형식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사고는 과거에도 반복되었던 안전 관리 실패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18년에도 9명의 사상자를 낸 폭발 사고가 발생했으며 당시 노동청의 특별 근로감독 결과 486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된 바 있다. 당시 대전사업장의 안전 수준은 최하 등급으로 분류되었으나 수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삼성테크윈 인수 이후 지속적인 사업 분할과 인수를 통해 방산 전문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 왔다. 2018년 항공 엔진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된 이후 기계 부문의 항공 구성품 사업까지 흡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러한 급격한 외형 성장에 비해 내부의 안전 관리 시스템 고도화는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안 유지가 오히려 안전 점검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품의 기밀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외부 기관의 정밀한 안전 실태 점검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가 안보를 위한 보안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작업자의 생명권을 담보하는 안전 규정 미준수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방산 공정의 고위험 특성을 고려할 때 기술적 한계로 인한 불가항력적 사고의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고에너지 물질을 다루는 연구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완벽히 통제하기에는 현재의 기술적 인프라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대형 사고를 단순한 기술적 한계로 치부하기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 비용 투자 미흡에 대한 비판이 압도적이다.
정부와 관련 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방산 시설 전반에 대한 고강도 안전 점검과 제도 개선에 착수할 전망이다. 특히 보안 유지와 안전 관리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감독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자 처벌과 함께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강력한 행정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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