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대우건설 나이지리아 50년의 생존 전략, "단순 이윤 넘어선 현지화가 K-건설의 핵심 경쟁력"

김영 기자
대우건설 나이지리아 50년의 생존 전략,
©연합뉴스

 

대우건설이 1978년 나이지리아 진출 이후 50년간 7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지인 1만 1,000명을 고용하는 등 아프리카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다. 정태원 대우건설 나이지리아 법인장은 아프리카 사업의 성패가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닌 현지 문화 존중과 진정성 있는 상생에 있다고 분석하다.

대우건설은 지난 1978년 나이지리아 법인을 설립한 이래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아프리카 대륙에서 독보적인 건설 역량을 입증하다. 정태원 대우건설 나이지리아 법인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아프리카 시장이 단순한 외화 벌이 수단을 넘어 장기적 관점의 파트너십을 요구하는 전략적 요충지임을 분명히 하다. 현재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내 2개 법인 체제 아래 6개의 주요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가동 중이다.

나이지리아 시장에서의 입지는 1983년 정부 발주 우물 공사 수주를 기점으로 소규모 플랜트 시장에서 신뢰를 쌓으며 구축되다. 이후 1997년 보니섬 NLNG 트레인 1·2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주하며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하다. 이러한 성과는 현재 진행 중인 트레인 7 프로젝트로 이어지며 대우건설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다.

성공적인 현지화의 이면에는 진출 초기 10년간 겪었던 막대한 손실과 시행착오라는 혹독한 대가가 존재하다. 정 법인장은 진출 초기 도난 사고와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손실이 컸으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회고하다. 기업이 공사를 마치고 떠나는 이방인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주력하다.

지역 밀착형 경영은 현지인 1만 1,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고용 창출과 체계적인 기술 교육으로 구체화되다. 대우건설은 현장 인근 주민들을 우선 고용하고 이들에게 안전 및 건설 기술 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하여 상생의 기틀을 마련하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주정부 및 중앙정부와의 강력한 신뢰 관계로 이어져 대우건설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승화되다.

정태원 법인장은 아프리카 시장의 본질에 대해 "아프리카에서는 들어가서 돈만 벌고 나오겠다는 생각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하다. 그는 현지 발주처들이 한국 기업을 선택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약속을 지키는 책임감과 탁월한 프로젝트 관리 역량에 있다고 분석하다. 특히 지역 이익단체와의 갈등을 잡음 없이 관리하는 능력이 공기 단축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다.

최근 아프리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강력한 가격 경쟁력과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는 추세다. 중국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한국 기업은 품질과 기술력, 그리고 정교한 공정 관리 능력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다. 발주처들이 고난도 프로젝트에서 대우건설을 신뢰하는 이유는 결국 정해진 기한 내에 완벽한 품질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건설사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다. 아프리카 시장은 금융 조달 역량이 사업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기에, 금융 지원 체계의 확대가 한국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정 법인장은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돕기 위한 정부 간 협력 채널 강화와 금융 지원 확대를 거듭 요청하다.

아프리카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젊은 인구 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전력, 교통, 도시개발 등 막대한 인프라 수요가 예상되는 시장이다. 국내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중동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는 장기적인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한-아프리카 외교장관 회의 등을 통한 국가 간 경제 협력 확대는 민간 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어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아프리카 시장의 높은 정치적 리스크와 치안 불안, 초기 투자 비용의 불확실성을 들어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하다. 실제로 진출 초기 기업들이 겪는 문화적 충돌과 제도적 미비는 사업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사례에서 보듯 철저한 현지화와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춘다면 이러한 위기는 오히려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여 선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결국 아프리카 시장의 성공은 단기적인 재무 성과보다 현지 사회와의 정서적 결합과 신뢰 구축에 달려 있다는 것이 현장의 제언이다.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에서 쌓아온 50년의 경험은 한국 건설 산업이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해외 진출 모델을 제시하다.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기업의 진정성 있는 현지화가 결합될 때 아프리카는 비로소 한국 경제의 새로운 영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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