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딥엑스가 대만 에이수스(ASUS) 그룹의 산업용 컴퓨팅 전문 계열사 에이온(AAEON)과 3년간의 글로벌 양산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세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단순한 기술 검증(PoC)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대규모로 적용되는 양산 체제로 진입함에 따라, 국산 AI 반도체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딥엑스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 현장에서 에이온과 향후 3년간 산업용 컴퓨팅 플랫폼 전반에 자사 NPU를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전략적 양산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에이온이 생산하는 산업용 하드웨어에 딥엑스의 독자적인 AI 반도체 기술을 결합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매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국내 팹리스 기업이 글로벌 대형 IT 그룹의 공급망에 깊숙이 편입되어 대규모 양산 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설계 역량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양사가 체결한 협약의 핵심은 에이온의 산업용 컴퓨팅 플랫폼에 딥엑스의 NPU 아키텍처와 전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인 ‘DXNN SDK’를 표준으로 채택하는 것이다. 딥엑스가 개발한 NPU는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고성능 AI 연산을 지원하는 에지 컴퓨팅 환경에 최적화된 설계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에이온은 이를 바탕으로 M.2, mPCIe, PCIe, COM Express 등 국제 산업 표준 규격을 준수하는 다양한 AI 플랫폼 제품군을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협력 범위는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이동로봇(AMR)을 비롯하여 무인운반차(AGV), 스마트시티 인프라, 의료 기기, 리테일 보안 솔루션 등 산업 전 분야를 포괄한다. 에이수스 그룹이 이미 구축해 놓은 광범위한 글로벌 유통망과 산업별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국산 AI 반도체의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산업 현장의 안전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물리적 공간에서 AI가 직접 실시간 데이터를 처리하는 ‘피지컬 AI’ 인프라 확산에 양사의 역량을 집중한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이번 협약이 단순한 부품 공급 관계를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동맹임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에이온은 글로벌 산업용 컴퓨팅 시장에서 검증된 플랫폼과 강력한 고객 네트워크를 보유한 핵심 파트너”라며 “이번 협약은 단순한 제품 공급이 아니라 피지컬 AI 시대를 위한 글로벌 AI 인프라 확산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하워드 린 에이온 대표 역시 국산 반도체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 평가하며 전 세계 산업 현장에 혁신적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특정 대기업의 독점 체제로 굳어진 상황에서 신생 기업이 지속적인 양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품질 관리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이 필수적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계의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초기 양산 성공이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 격차 유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국산 NPU가 글로벌 표준으로 안착하기 위해 에이수스 그룹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유지하며 현지 맞춤형 솔루션을 신속히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딥엑스는 이번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6 행사 기간 동안 단독 전시관을 운영하며 글로벌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기술 시연과 비즈니스 미팅을 전개한다. 이번 양산 협력은 국산 AI 반도체가 연구실의 성과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의 표준 하드웨어로 자리 잡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에이온과의 3년 협력이 본격화되는 시점에는 전 세계 산업용 에지 AI 시장에서 국산 기술의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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