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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 "6~8월 엘니뇨 발생 확률 80%"... '슈퍼 엘니뇨' 발달 시 글로벌 식량 안보 위협

이겨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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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WMO)가 올여름 엘니뇨 발생 확률을 80%로 상향 조정하며 전 지구적 기온 상승과 기상이변 가능성을 공식 경고했다. 이번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67%에 달하며 최소 올겨울까지 위력을 떨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식량 안보 위기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세계기상기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6월에서 8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80%에 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하지 않는 중립 상태일 확률은 20%에 불과하며 라니냐 발생 확률은 0%로 수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상 전망은 전 지구적인 해수면 온도 상승 추세와 맞물려 기후 위기 경각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엘니뇨의 영향력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최소 이번 초겨울까지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WMO는 7월에서 11월까지 이어지는 하반기 전망 기간 동안 엘니뇨가 유지될 확률을 약 90%로 제시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역시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 사이 엘니뇨 상태가 지속될 확률을 96%로 내다보며 장기화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열대 태평양 감시 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엘니뇨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엘니뇨는 감시 구역의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될 때 그 시작을 인정한다. 지난 4월 해수면 온도는 평년 대비 0.47도 높았으나 5월 말에는 평년치를 1.0도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으며 발생 조건에 근접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엘니뇨가 이른바 '슈퍼 엘니뇨'로 불리는 강력한 형태로 발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슈퍼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0도 이상 높은 상태를 의미하며 공식 명칭은 아니지만 위력을 설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NOAA는 이번 엘니뇨가 강함 또는 매우 강함 상태로 발달할 가능성을 67%로 예측하며 전례 없는 기온 상승을 예고했다.

엘니뇨의 발달은 전 지구적인 기온 상승을 촉촉하여 온난화 속도를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2024년은 산업화 이전 대비 전 지구 온도가 1.55도 상회하며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바 있다.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와 엘니뇨의 지속적 영향이 결합하면서 기후 시스템의 임계점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엘니뇨가 한반도 기상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적 특성과 다양한 기후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 한국 기상청은 올여름 엘니뇨 상태로의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국내 날씨는 티베트고원의 눈덮임이나 인도양 해수면 온도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엘니뇨가 발생한다고 해서 반드시 국내에 극단적인 폭염이나 집중호우가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허창회 석좌교수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엘니뇨 발생과 국내 태풍 상륙 횟수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계절 평균 강수량 역시 엘니뇨보다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상과 상층 제트기류의 동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엘니뇨라는 단일 요인만으로 한반도의 여름철 기후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을 뒷받침한다.

허창회 교수는 "열대 태평양은 우리나라에서 1만㎞ 이상 떨어져 있어 그 영향은 간접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중위도 기상 현상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좁은 면적의 국가이기에 엘니뇨 하나만으로 기상을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관점은 기상 예보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기계적 중립성과 데이터 중심의 분석을 강조한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엘니뇨의 영향이 대기 순환을 거쳐 국내에 도달하기까지 수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전 원장은 "당장의 여름 기상보다는 엘니뇨가 정점에 도달할 올해 겨울과 쇠퇴기에 접어들 내년 여름의 기상이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엘니뇨의 발달 단계에 따른 단계별 대응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엘니뇨가 초래할 수 있는 더 큰 위험은 기상 현상을 넘어선 경제적 타격과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가능성에 있다. 오재호 나노웨더 대표는 "엘니뇨가 한반도 기후에 주는 직접적 영향은 불투명할지라도 세계 식량 생산과 공급망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곡창지대의 기상이변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을 유발하며 국내 물가와 경제 안보를 동시에 위협할 수 있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엘니뇨 발생에 따른 농작물 피해와 수급 불안정에 대비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 엘니뇨 영향이 뚜렷한 지역의 생산량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하여 수입 다변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기후 리스크를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닌 국가 경제 시스템의 변수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향후 엘니뇨는 최소 올겨울까지 유지되며 전 지구적 기후 패턴에 상당한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WMO는 발생할 때마다 그 결과가 달랐던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강도와 관계없이 특정 지역에는 언제든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 당국은 최신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국민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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