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삼성전자 낸드 시장 독주 체제 강화, 1분기 점유율 29%로 SK와 격차 두 배 벌려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낸드 시장 독주 체제 강화, 1분기 점유율 29%로 SK와 격차 두 배 벌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29%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폭발로 전체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배 급증한 가운데, 2위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11%포인트까지 벌리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서버용 고성능 저장장치인 eSSD가 시장 성장을 주도하며 낸드 산업의 새로운 슈퍼사이클 진입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흐름을 타고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고수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1분기 낸드 시장은 메모리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5배 늘어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90%에 달하는 성장률로, 전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확충과 AI 서버 구축 열풍이 낸드 시장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공급 전략을 통해 수익성과 점유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글로벌 낸드 시장의 점유율 지형도는 삼성전자를 정점으로 상위권 업체 간의 격차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SK하이닉스가 18%로 그 뒤를 이으며 한국 기업들이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일본의 키옥시아는 14%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고, 미국의 마이크론은 13%를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격차가 지난 4분기 5%포인트에서 이번 분기 11%포인트로 두 배 이상 확대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V낸드 양산 능력과 시장 대응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공지능 서버 수요의 핵심인 기업용 SSD(eSSD) 비중 확대는 낸드 시장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낸드 시장에서 eSSD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3%에 달하며 고성능 저장장치에 대한 시장의 갈증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되어 연말에는 eSSD의 비중이 전체 시장의 60% 이상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 연산 처리를 위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써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일반 소비자용 제품보다 단가가 높고 기술 진입 장벽이 있는 서버용 제품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추격세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오며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중국의 YMTC는 1년 전 8%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올해 1분기 13%까지 끌어올리며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YMTC의 이러한 성장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인 설비 투자가 결실을 본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YMTC는 글로벌 상위권 업체들과의 점유율 차이를 1%포인트 내외로 좁히며 전통적인 메모리 강자들을 위협하는 강력한 도전자 세력으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시장 확장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YMTC가 IPO 상장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본격적인 스케일업(확장)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의 기술 격차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본 투입을 통한 양산 능력 확대가 시장 점유율 재편의 동력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공정 전환 속도를 높이고 독보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낸드 시장 호황이 특정 수요처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들어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AI 서버용 수요가 폭발적인 것은 사실이나, 스마트폰이나 PC 등 전통적인 IT 기기의 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성장의 지속성에 한계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 기업의 점유율 확대가 공급 과잉을 초래하여 간신히 회복된 낸드 가격의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향후 낸드 시장은 기술 고도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 간의 소리 없는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9세대 V낸드 등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AI 서버 시장의 확대에 발맞춰 eSSD 라인업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 질서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기의 결실을 독점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무결성과 전략적 투자라는 두 축을 견고히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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