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76년 만의 마지막 보은'...90대 노병 울린 7살 한국 아이의 '감사 편지'

고진아 기자

76년 전 이름조차 낯선 동방의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쳤던 90대 노병들이 2026년 6월 5일, 7살 한국 어린이의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에 뜨거운 눈물과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세대를 초월한 감사의 물결이 미국 버지니아를 뒤덮었다.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레스턴 호텔에서 한국 새에덴교회 주최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및 가족 초청 보은행사'는 올해로 20년째를 맞이했다. 한국 민간단체가 미국 현지에서 주최한 행사 중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이번 행사에는 미국 참전용사 40여명, 한인 참전용사 10여명, 전몰장병 가족 40여명 등 총 17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뤘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대규모 초청행사가 될 것으로 알려져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새에덴교회 어린이 대표 오승준(7세) 군과 이은성(11세) 양이 참전용사들에게 직접 영어로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큰 감동을 안겼다. 76년 전 혈기왕성했던 청년들이 이제 90대 고령의 노병이 되어 7살 어린이의 또박또박한 감사 인사를 받는 모습은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76년 만의 마지막 보은'...90대 노병 울린 7살 한국 아이의 '감사 편지'
[사진=연합뉴스]

미 한국전참전용사회 회장을 역임한 폴 헨리 커닝햄(96세)은 오늘날 한국의 눈부신 발전을 보며 「싸울 가치가 있었다」고 단언, 큰 보람을 표명했다. 미 해병대 참전용사 글렌 A. 갈테리(97세) 또한 「한국의 현재 모습은 분명한 기적」이라며 한국인들의 감사 인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름을 전했다. 전몰장병 윌리엄 찰스 브래들리의 조카 로빈 피아신은 「삼촌이 살아계셨다면 기뻐하셨을 것」이라며 한국인의 사랑과 너그러움에 깊이 감동했음을 밝혔다. 그들의 희생이 오늘날의 번영을 이끌었다는 점이 거듭 확인된 순간이었다.

새에덴교회는 2007년부터 20년간 비용 전액을 자체 부담하며 국내외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 유엔 참전 8개국 용사 등 총 7,700여명을 초청하는 보은행사를 꾸준히 이어왔다. 소강석 담임목사는 이 자리를 통해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민간의 지속적인 노력은 단순한 보은을 넘어선 민간 외교의 귀감으로 평가받아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굳건한 토대이자 한미동맹의 뿌리」로 평가하며,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감사 표명을 넘어선 '민간 외교'의 성공 사례이자, 한미동맹의 정신적 뿌리를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였다. 대한민국을 위한 희생과 헌신이 세대를 넘어 영원히 기억되며, 그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원이 행사장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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