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6·3 지방선거 이후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위한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 착수하며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핵심 상임위 사수를 공언하며 속도전을 예고한 반면, 국민의힘은 견제와 균형을 명분으로 법사위원장 탈환을 위한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이번 협상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조작기소 특검법 등 휘발성 높은 쟁점 법안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야는 이번 주부터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의 핵심인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에 대해 여야가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면서 원 구성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 싸움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이달 중순까지 국회를 정상화하고 주요 국정과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원 구성 협상 속도전에 돌입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강조하며 법사위원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여야 협상의 최대 쟁점은 본회의로 향하는 법안의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어느 당이 차지하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민주당은 원활한 입법 추진을 위해 법사위원장직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친 상태이며, 원내 핵심 관계자는 법사위원장 사수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민주당은 법사위 외에도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주요 정책을 다루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 위원장직도 자당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는 원내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후반기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을 제1당이 가져가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는 것이 국회의 오랜 관례이자 불문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김도읍 의원은 출마 회견을 통해 제2당의 법사위원장 확보가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임을 강조하며 협상 과정에서 이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정점식 의원 역시 민주당이 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독식할 경우 국회 내 견제와 균형이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합리적 수준의 상임위 배분을 요구했다. 성일종 의원은 민주당의 폭력적 국회 운영이 지속될 경우 더 큰 민심의 이반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여당과의 협상이 지연될 경우 절대 과반 의석을 활용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하는 이른바 상임위 싹쓸이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과거 원 구성에 평균 48일이 소요되던 관행이 헌정 공백을 초래했다며 더 이상의 시간 끌기나 발목잡기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민주당은 입법 일정의 촉박함을 고려할 때 6월 셋째 주까지는 반드시 원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강경 기조는 지방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즉시 국회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조작기소 특검법 등을 둘러싼 극심한 입법 전쟁의 장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및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앞두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다루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당 내 강경파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를 허용할 경우 검찰 권한이 변칙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완전한 수사권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이 사라질 경우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 공백으로 인한 치안 체계 붕괴를 우려하며 개악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수사 부실화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별건 수사를 방지하는 조건부 보완수사권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당내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과거 예외적인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일부 인정한 바 있어 향후 당정 간의 조율 과정이 주목된다. 검찰 개혁의 명분과 수사 효율성이라는 실리 사이에서 민주당이 어떤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지가 입법 전쟁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다른 쟁점인 조작기소 특검법은 특검에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헌법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히며 논의를 잠시 유보했으나, 선거가 종료됨에 따라 해당 법안의 처리 우선순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을 향해 무오류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잘못이 있다면 사과하고 취소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국민의힘은 이를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공격으로 규정하고 공소취소특검법저지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배수의 진을 쳤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극단적 대치가 의회 정치의 본질인 협치와 타협을 실종시키고 국회 운영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 민생 법안 처리를 가로막는 고질적인 정쟁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관례를 중시하는 보수적 시각과 입법 효율성을 강조하는 진보적 시각이 충돌하는 가운데, 원 구성 협상의 장기화는 결국 국민적 피로감만을 가중시킬 수 있다. 기계적 중립을 넘어 국회의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여야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이번 원 구성 협상이 향후 22대 국회 후반기 정국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9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전열을 정비해 법사위원장 탈환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역시 8월까지 주요 법안 처리를 마쳐야 9월 정기국회에서 민생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 하에 타협보다는 강행 돌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6월 국회는 상임위 배분이라는 1차 관문을 넘어 입법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풍 속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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