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정년 65세 연장 88.3% 압도적 지지… 2030 '일자리 잠식' 경고에 정부 '진퇴양난'

고진아 기자

국민 10명 중 약 9명이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공백'에 대한 경제적 불안이 주된 이유로 꼽혔지만, 20·30세대는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를 제기하며 '청년 고용대책 선행'이라는 숙제를 던지고 있어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이 임박한 시점에 중대한 논의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의뢰로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20∼69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법정 정년 60세를 65세로 단계적 연장하는 것에 국민 88.3%가 찬성했다. 이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특히 40대(90.6%)와 50대(89.3%)에서 찬성률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이 같은 여론을 바탕으로 정년연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찬성률 이면에는 20·30세대의 깊은 우려가 존재했다. 이들은 정년 연장에 찬성하면서도 36.0%가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가 크므로 청년 고용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답하며 세대 간의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정년 연장은 미래 세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다.

정년 연장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행 만 60세 정년과 최대 만 65세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사이의 '소득 크레바스' 때문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69.0%가 '국민연금 수급 공백에 따른 경제적 불안'을 꼽았으며, '기대 수명 연장'(50.7%)과 '숙련 인력 부족 해소'(39.8%)도 주요 이유로 제시됐다.

정년 65세 연장 88.3% 압도적 지지… 2030 '일자리 잠식' 경고에 정부 '진퇴양난'
[사진=연합뉴스]

정년 연장 방법으로는 '단계적 연장'(46.3%)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시행 시기로는 '2027년 1월 1일'(35.6%)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는 점진적인 제도 변화를 통해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국민적 바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적 요구에 대한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4월 방송 출연에서 정년연장 논의가 「노사정 결단만 남아 있다」며 올 상반기 내 결론을 목표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작년 내 입법 공언을 했지만, 6개월 늦춰지면서 여전히 관련 법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소병훈 의원은 지난해 11월 3일 관련 논의를 서두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 대다수의 정년 연장 요구는 명확하지만, 20·30세대의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김영훈 장관이 '올 상반기 결론'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정부와 국회는 정년 연장으로 인한 고령층의 소득 불안 해소와 동시에 청년 고용대책을 마련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신중하고도 결단력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현명한 결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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