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6·10만세운동 100주년을 기해 당시 운동에 헌신한 독립유공자 13명을 특별 포상한다. 건국훈장 애국장 2명과 건국포장 2명, 대통령 표창 9명이 수여되는 이번 조치는 2010년대 이후 처음 시행되는 이례적인 특별 포상 사례다. 정부는 이를 통해 3·1운동, 광주학생항일운동과 함께 3대 독립운동으로 꼽히는 6·10만세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전면 재정립한다는 방침이다.
국가보훈부가 6·10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당시 항일 투쟁에 참여했던 독립유공자 13명을 대상으로 특별 포상을 단행한다. 이번 포상은 통상적으로 3·1절, 광복절, 순국선열의 날에 이뤄지던 정기 서훈 관행에서 벗어나 특정 기념일을 계기로 시행되는 매우 드문 사례다. 포상 대상은 건국훈장 애국장 2명, 건국포장 2명, 대통령 표창 9명으로 확정되었으며 정부는 이를 통해 독립운동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한다.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된 이병립 선생은 1926년 당시 연희전문학교 재학생 신분으로 만세 시위를 주도한 핵심 인물이다. 그는 순종의 장례일인 인산일에 맞춰 '조선독립만세' 문구가 담긴 인쇄물을 살포하며 일제의 식민 지배에 정면으로 항거하다 체포되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출옥 직후에도 조선공산당 관련 혐의로 다시 징역 2년을 복역하는 등 혹독한 옥고를 치르며 끝까지 독립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건국포장 대상자로 선정된 유경상 선생 역시 학생 독립운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했다. 연희전문학교 재학 중 시위에 참여했다가 정학 처분을 받은 그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하와이 등 미주 지역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했다. 이는 국내 학생 운동이 해외 독립운동 네트워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대통령 표창을 받는 김낙환 선생은 신문배달부라는 평범한 신분으로 거사에 참여하여 기층 민중의 독립 열망을 대변했다. 그는 이병립 선생의 인쇄물 제작 과정을 돕고 시위 당일 현장에서 직접 인쇄물을 배포하며 학생 중심의 시위가 일반 시민들에게 확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공적은 6·10만세운동이 특정 지식인 계층을 넘어 사회 각계각층이 결합한 범민족적 항거였음을 증명한다.
6·10만세운동은 1919년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1929년 광주학생항일운동의 가교가 된 한국 독립운동사의 중대한 분수령이다. 사회주의와 민족주의 계열이 이념의 장벽을 허물고 연대했으며 천도교와 학생 조직이 합세하여 일제의 탄압에 맞선 통합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일제의 사전 검거로 지도부가 와해되는 위기를 겪었음에도 학생들이 독자적으로 거사를 실행함으로써 민족 해방의 동력을 유지시켰다.
정부는 올해 100주년을 맞은 6·10만세운동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대대적인 기념사업과 학술적 재평가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간 3대 독립운동 중 하나로 꼽히면서도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보훈 체계를 강화한 결과다. 지난 1일에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주재로 진보와 보수 진영 원로들이 참석한 자문회의를 열어 이번 포상의 정당성과 방향성을 확보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이번 특별 포상은 6·10만세운동의 역사적 위상을 정립하고 잊힌 영웅들을 발굴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라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또한 "정례적인 포상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적기에 예우하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국가 보훈의 품격을 높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훈이 향후 독립유공자 발굴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정기 포상 이외의 특별 서훈이 자칫 훈포장의 희소성과 엄격한 서훈 체계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서훈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기념일에 맞춰 포상을 진행하는 기존 관행을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상징성과 유공자들의 공적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가 시장 질서와 법치에 근거한 정당한 보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포상 대상자 중 현재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는 없으며 포상은 오는 6월 10일 중앙기념식에서 후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특별 포상을 기점으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상을 담은 사료를 보완하고 대국민 홍보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6·10만세운동의 재조명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 국가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