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당국이 7명의 사상자를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해 손재일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전격 입건했다. 경찰 역시 대전사업장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주요 관계자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조치는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산업 현장의 최고 경영책임자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사법 당국의 의지로 풀이된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이사를 입건하여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입건은 지난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인해 총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노동 당국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 점검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수사전담팀은 가재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여 수사를 진행 중이다. 가 사업장장은 노동청으로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도 별도 입건되어 경찰과 노동 당국의 전방위적인 조사를 받게 되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전담팀을 구성하여 현장 정밀 감식과 관련 자료 확보에 주력해 왔으며, 이번 입건을 기점으로 책임 소재 규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경찰은 수사의 시급성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손 대표와 가 사업장장을 포함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는 수사 대상자들이 해외로 출국하여 조사가 지연되거나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강제 조치로 해석된다. 출국금지 대상에는 현장 안전 관리를 책임지는 핵심 간부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소환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사전담팀은 현재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 7명과 유족 5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사업장 내부의 안전 관리 매뉴얼과 사고 당시 작업 기록, 내부 보고 문건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작업 공정상의 결함이나 안전 수칙 미준수 사례가 발견될 경우, 입건 대상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 및 관련자 조사 등 면밀한 수사를 통해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특히 폭발이 발생한 구체적인 지점과 발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감정 결과에 따라 당시 작업 현장에서의 안전 관리 부실 여부가 더욱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국내 대표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핵심 사업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던지고 있다.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인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 경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기업 대표이사가 직접 입건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경영권 전반에 걸친 안전 리스크 관리가 기업 생존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폭발 사고의 특성상 원인 규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경영책임자의 직접적인 과실을 입증하기가 까다롭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복잡한 화학 공정이나 폭발물 취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개별 작업자의 실수와 관리 체계의 허점이 뒤섞여 있어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사법 당국은 이번 수사를 통해 산업 현장의 안전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고 법치주의 원칙에 따른 엄정한 처벌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수사 결과는 향후 유사한 대형 산업 재해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방산 및 제조 업계의 안전 관리 기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