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11년 장인 혼, 덕수궁 즉조당 '왕의 공간' 재탄생…내일 특별전 개막

11년간 장인의 땀과 혼이 깃든 덕수궁 즉조당이 2026년 6월 8일, 조선과 대한제국 황실의 숨결이 살아있는 '왕의 공간'으로 완벽하게 재탄생하며 내일(9일) 특별전 '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 개막을 알렸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재단법인 아름지기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2015년부터 이어온 '궁궐 전각 내부 집기 재현' 사업 '동행'의 11년간 대장정의 결실을 보여준다. 즉조당 내부는 잊혔던 왕실의 일상을 생생하게 펼쳐 보일 14점의 재현품으로 가득 채워졌다.

'동행' 사업은 사라져가는 전통 공예 기술을 보존하고 궁궐의 역사적 가치를 복원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도 이 뜻깊은 사업에 동참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아름지기 김소영 문화사업팀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히 유물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전통 장인 정신의 가치를 현대에 되살리고 미래 세대에 계승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시는 6월 9일부터 21일까지 총 13일간 덕수궁 즉조당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의 백미는 최교준 서울시 무형유산 입사장 보유자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에 걸쳐 완성한 철제 은입사 촛대다. 쌍희자 문양으로 섬세하게 장식된 이 촛대는 왕실의 품격과 장인의 정교한 기술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최 보유자의 제자인 신선이 서울시 무형유산 입사장 이수자가 옻칠 보수 과정에 참여하며 스승의 예술혼을 이어받았다.

즉조당 내부를 재현한 14점의 전시품 중에는 최 보유자의 촛대 외에도 다양한 왕실 집기들이 눈길을 끈다. 복(福) 자와 수(壽) 자를 반복 표현한 길상의 자수 병풍은 왕실의 염원을 담았으며, 왕실에서만 허용된 붉은 빛으로 마감된 책상은 권위와 위엄을 상징한다. 평상, 방석, 등잔걸이 등 다른 재현품들도 당대 왕실 생활의 모습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11년 장인 혼, 덕수궁 즉조당 '왕의 공간' 재탄생…내일 특별전 개막
[사진=연합뉴스]

이번 전시는 오랜 세월 잊혔던 전통 공예 기술의 깊이를 재조명한다. 신선이 이수자는 '전통 (공예 기술)이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도록 하는 게 나의 사명'이라고 언급하며 전통 계승의 굳은 의지를 밝혔다. 전시장에서는 신 이수자 및 전통 인물화 권위자 권오창 화백의 주요 작품과 작업 도구, 보수 과정 영상도 함께 공개된다. 권 화백의 역작인 일월오봉도 병풍은 현재 돈덕전에서 전시 중이며, 즉조당에서는 단종 영정 및 푸른색 안료가 특별히 소개된다.

전시가 열리는 덕수궁 즉조당은 조선 제15대 광해군과 제16대 인조가 즉위한 유서 깊은 공간이다. 대한제국 초기에는 정전으로 사용되었으며, 이후 고종의 집무실인 편전, 고종 후궁 순헌황귀비의 생활 공간 등으로 활용되며 황실의 중요한 역사를 품었다. 이번에 재현된 집기들은 단순한 복원을 넘어, 이 역사적 공간에 왕실의 숨결을 불어넣어 그 가치를 한층 드높였다.

특별전 '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안내해설사 동반 관람으로 진행된다. 관람객들은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왕실의 역사와 장인들의 노고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특히 6월 16일에는 신선이 이수자가 참여하는 '전통 장인과의 만남' 특별 행사가 개최되어, 관람객들이 장인과 직접 소통하며 전통 공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사라져가는 전통 공예 기술의 보존과 장인 정신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중요한 기회다. 오랜 시간과 정성으로 재탄생한 덕수궁 즉조당 '왕의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장인들의 숭고한 노력을 생생하게 전달할 것이다. 이는 전통의 보존과 계승이 현재 우리 사회에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며, 우리 문화유산의 찬란한 미래를 조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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