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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끓이는 시대' 끝나나…KAIST, 상온 분자 정유로 30%대 절감

전 세계 에너지 10~15%를 낭비하며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던 '원유 끓이는 시대'가 막을 내릴 수 있을까? 2026년 06월 25일, KAIST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상온에서 원유를 정제, 에너지와 탄소 배출을 30% 이상 획기적으로 줄이는 '분자 정유' 기술을 개발해 정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전환점을 제시했다.

기존 원유 정제 방식은 전 세계 에너지의 10~15%를 소모하는 비효율적인 증류 공정이다. 원유를 끓여 성분을 분리하는 이 방식은 막대한 에너지 투입과 함께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기후 변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전 세계 정유 공정에 1년 동안 투입되는 에너지는 1천100테라와트시(TWh)에 달하며, 이는 대형 원전 130기 수준과 맞먹는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원유 정제 공정의 대안으로, KAIST 고동연 교수 연구팀은 상온에서 원유를 거를 수 있는 혁신적인 '분자 정유' 기술을 개발, 금일(2026년 06월 25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에 그 성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공동 교신저자인 이재우 KAIST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분자 정유 기술의 핵심은 값싼 고분자(PAN) 막이다. 이 막에 원유를 흘려보내면 원유 속 무거운 선형 탄화수소 성분들이 스스로 2㎚(나노미터) 이하의 미세 통로, 즉 '나노 체'를 형성한다. 이 자발적으로 형성된 나노 체를 통해 나프타, 휘발유 등 유용한 가벼운 성분만 선택적으로 분리해낼 수 있다. 마치 원유가 스스로 맞춤형 분리막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혁신적인 발상이다.

원유 '끓이는 시대' 끝나나…KAIST, 상온 분자 정유로 30%대 절감
[사진=연합뉴스]

분자 정유 기술은 기존 정유 공정 대비 압도적인 효율성을 자랑한다. 에너지 31.6% 절감, 이산화탄소 배출량 37.6% 절감, 운영비 36% 절감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정유 공정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연간 1천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으며, 이는 승용차 400만 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또한, 분리 속도는 기존 방식보다 23배 빨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으며, 28일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뛰어난 내구성도 입증했다.

고동연 교수는 이 기술의 상용화가 「3~5년 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미 HD현대오일뱅크와의 협력을 통해 실제 공정 환경에서의 검증을 마쳤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재우 교수는 「증류가 지배해 온 정유 산업을 분리막 공정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밝히며 기술의 파급력을 강조했다.

분자 정유 기술은 단순히 정유 산업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넘어, 기후 변화 대응과 에너지 효율 증대라는 전 지구적 과제에 기여할 잠재력을 가진다. 3~5년 내 상용화될 경우, 국내외 정유·화학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고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끓이는 시대'를 넘어 '거르는 시대'로의 전환을 알리는 서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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