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이 국경 없는 무한 경쟁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 각 지역 블록이 협력하면서도 철저히 분업하는 '조율된 파편화' 시대로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그룹 딜로이트의 글로벌 AI 리더 니틴 미탈은 2026년 6월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미국 정부가 보안 위협을 이유로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미토스'에 대한 외부 접근을 차단한 조치를 상징적인 사건으로 언급했다. 이 거대한 전환 속에서 기업의 AI 거버넌스 구축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부상했다.
미탈 리더는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재편이 AI 산업 지형을 바꾸는 최대 변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5개 층 모델'(에너지, 칩, 인프라, 플랫폼 및 모델, 앱)을 인용하며, 각 레이어가 국가별 이해관계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인도, 중동 등 거대 경제권역별로 자체 인프라와 모델 독립을 추진하는 '소버린 AI'가 향후 규범이 될 것이며, 프랑스의 미스트랄처럼 각국을 대표하는 '내셔널 챔피언' 모델이 속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역시 AI 스택 전체를 독식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자국의 강점을 활용한 글로벌 동맹체제 내 '대체 불가능한 위치'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AI 산업은 동시에 '리스크 갭'이라는 또 다른 위협에 직면했다. 에이전틱 AI의 확산 속도가 거버넌스 구축 속도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전틱 AI를 통제할 성숙한 거버넌스 체계를 갖춘 기업은 단 21%에 불과했다. 미탈 리더는 「누가 어떤 모델을 쓰는지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무분별한 토큰 소비로 인해 재무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폭등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딜로이트는 이사회 수준 AI 거버넌스 프로그램, 인간 개입 안전장치, AI 컨트롤 타워 구축을 3단계 방어벽으로 제시했다.
미탈 리더는 기업 현장에서의 진짜 승부처는 범용 거대언어모델(LLM)보다 특화 소형언어모델(SLM)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내부 온톨로지 구축과 정밀 데이터 레이블링에 집중하여 특정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특화된 SLM을 활용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핵심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