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990년대의 상징과도 같았던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가 이제는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노키아는 휴대폰 사업을 완전히 접고, 데이터 센터 내에서 서버를 연결하는 스위치와 데이터 흐름을 관리하는 라우터 등 AI 경제의 '물류망' 역할을 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저스틴 호타드 CEO는 노키아의 솔루션을 "AI 경제의 척추"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전략적 피벗은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오픈AI, 메타, 구글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 센터 구축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노키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90%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노키아를 정체된 모바일 사업을 가진 기업이 아닌, 유망한 AI 인프라 업체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노키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공격적인 M&A와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점유율 확대
노키아의 체질 개선은 페카 룬드마크 전 CEO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지난해 노키아는 광학 네트워킹 기술 업체인 인피네라(Infinera)를 23억 달러(약 3조 4640억원)에 인수하며 데이터 전송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그 결과, 북미 광학 네트워크 시장 점유율은 2024년 6.3%에서 2025년 27.3%로 수직 상승하며 시장 2위 자리를 굳혔다.
여기에 지난해 10월에는 엔비디아가 노키아 지분 2.9%를 10억 달러에 매입하며 협력 관계를 맺어 AI 분야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노키아는 해당 부문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두 배 가까운 18~20%로 상향 조정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공급망 병목과 실적 증명은 과제
물론 노키아의 화려한 변신 뒤에는 해결해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AI 붐으로 인해 필수 부품인 반도체 등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호타드 CEO 역시 일부 부품의 긴 조달 기간을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비용 관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AI 기업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있다고 지적한다.
에너지 그룹 캐피털의 아만다 라이온스 연구원은 "시장은 이제 노키아의 성장 스토리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실적을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