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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숨은 오윤 테라코타, 40주기 '1억' 시민 모금으로 구한다

40년간 가벽 뒤에 숨겨져 잊혔던 '민중 판화가' 오윤(1946~1986)의 1973년 테라코타 벽화가 그의 40주기에 극적으로 발견된 후 또다시 멸실 위기에 놓이자, 시민 참여로 1억 원을 모아 영구 보존된다. 오는 21일부터 해체 작업에 들어가며, '작은 참여'가 그의 예술혼을 지키는 힘이 될지 주목된다.

오윤 구의동 테라코타 보존추진위원회(추진위)는 오는 7월 21일부터 보존 전문기관을 통해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지점(옛 상업은행 구의동 지점)의 벽화 해체 작업을 시작한다고 오늘(9일) 밝혔다. 해체된 작품은 안전하게 보관될 예정이며, 적절한 설치 장소가 정해지면 재설치될 계획이다. 추진위는 해체와 재설치에 필요한 비용 약 1억 원 마련을 위해 오는 31일까지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26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기금마련전을 개최한다.

오윤의 1973년 작 구의동 테라코타 벽화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정확히 40주기인 2026년에 극적으로 발견됐다. 이 작품은 오랫동안 멸실된 것으로 알려져 예술계의 아쉬움을 사던 중, 현재 우리은행 지점으로 사용되는 건물이 재건축을 앞두고 매각되는 과정에서 가벽 뒤에 숨겨져 있던 존재가 확인됐다.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침묵 속에 보내다 빛을 본 작품에 대한 환희도 잠시, 건물이 재건축될 예정이라 작품은 또다시 철거 위기에 직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았다. 서인형 추진위 운영위원은 「가벽 뒤에 숨겨져 있던 작품이 오윤 40주기에 우리 앞에 기적처럼 나타났다」며 「하지만 건물 재건축이라는 또 다른 위기 앞에서 시민의 힘으로 작품을 지켜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오윤의 예술적 가치를 공유하는 오경환, 윤광주 등 여러 문화예술계 인사와 시민들이 뜻을 모아 추진위를 결성했다. 추진위는 멸실 위기에 처한 벽화를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전문가 자문을 거쳐 벽화 해체 및 보존을 결정했다. 특히, 단순히 작품을 옮기는 것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오윤의 예술혼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한 신중한 접근 방식을 택했다.

40년 숨은 오윤 테라코타, 40주기 '1억' 시민 모금으로 구한다
[사진=연합뉴스]

벽화 해체부터 보관, 그리고 새로운 장소에 재설치하기까지의 총 비용은 약 1억 원으로 예상된다. 추진위는 이 막대한 비용 마련을 위해 시민들의 작은 참여가 절실하다며 적극적인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시민 참여를 위한 크라우드펀딩은 이달 31일까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며, 최소 후원금 1만 원부터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들에게는 다양한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또한, 오윤 작가의 작품을 직접 감상하며 보존 노력에 동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도 마련된다. 오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오윤 테라코타 보존 기금마련전'이 개최된다. 이 전시에서는 이번 테라코타 벽화와 함께 오윤 작가의 대표적인 판화 작품들을 선보여 그의 폭넓은 예술 세계를 조명할 예정이다.

오윤(1946~1986)은 1970~80년대 한국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민중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킨 '민중 판화가'로, 한국 민중미술사에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미적 대상을 넘어 시대적 고뇌와 저항 정신을 담아내는 강력한 매개체였다. 이번에 발견된 구의동 테라코타 벽화는 '사람 형상, 새 등 추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당시 시대의 역동성과 희망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며, 1973년 상업은행 구의동 지점 벽에 설치된 초기작으로서 오윤 예술세계의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번 오윤 테라코타 벽화의 극적인 발견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보존 작업은 단순히 한 예술 작품을 지켜내는 것을 넘어, 우리 민족 예술의 소중한 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달하고 시민과 공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깊은 관심이 모여 오윤 작가의 숨겨진 예술혼이 다시금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성공적인 재설치 이후 그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영원히 선보일 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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