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제주 수소차 174대 신청 '광풍', 충전소 '단 1곳'…도의회 「애물단지」 경고

제주도가 친환경 수소차 보급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뜨거운 관심 속에 9월부터 민간 차량 인도에 돌입하지만, 정작 도내 운영 중인 수소 충전소는 단 한 곳에 불과해 수소차를 구매한 도민들이 '충전 난민'이 될 처지라는 도의회의 강도 높은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는 올해 수소차 구매 시 대당 3,950만원(국비 2,250만원, 도비 1,700만원)의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원하며 친환경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보급 물량 79대(일반 71, 우선순위 8)에 두 배를 웃도는 174대(일반 160, 우선순위 14)가 신청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선발했으며, 실제 차량 보급은 2026년 9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흡한 충전 인프라에 있었다. 현재 제주도 내 운영 중인 수소 충전소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위치한 '함덕 그린수소충전소' 단 1곳뿐이다. 이로 인해 서귀포나 한림 등 서부 지역에서 수소차를 구매한 도민들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함덕까지 이동해야 하는 심각한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2026년 7월 13일 열린 제주도의회 미래경제산업위원회 제452회 임시회 1차 회의에서 도의원들은 이 같은 현실을 강하게 질타했다. 양경호 의원은 「충전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 차량 보급부터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김황국 의원도 「차를 구입한 도민들이 알아서 충전하라는 것이냐」며 집행부의 안일한 태도를 꼬집었다.

제주 수소차 174대 신청 '광풍', 충전소 '단 1곳'…도의회 「애물단지」 경고
[사진=연합뉴스]

김기환 위원장은 도민들의 잠재적 피해를 강조하며 우려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보조금 혜택을 받아 차를 사긴 했지만 쓰기 불편해서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면서 「단 한 곳이라도 충전소 설치가 지연된다면 도민들은 속았다는 허탈감을 느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제주도는 과거에도 충전소 구축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제주시 도두동에 이동형 수소충전소를 구축했으나 주민 반발로 운영이 중단되는 실패를 경험했다. 향후 계획으로는 2026년 말 제주시 번영로에 이동형 충전소 1곳을 추가 구축하고, 2027년 상반기 서귀포시 강창학종합경기장 충전소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남진 도 혁신산업국장은 「책임감을 갖고 충전소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충전 인프라 상황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했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그런 부분을 조금은 감안했을 것」이라고 덧붙여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제주도의 친환경 정책 의지와 도민들의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인프라 구축 지연은 자칫 수소차 보급 정책의 신뢰를 훼손하고 구매 도민들에게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도정은 단순히 보급 대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약속된 충전 인프라를 차질 없이 구축하여 친환경 미래차 시대에 걸맞은 이용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글로벌

정치/사회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

제주 수소차 174대 신청 '광풍', 충전소 '단 1곳'…도의회 「애물단지」 경고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