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AI 수요 폭증에 데이터센터, 수십조 원 규모 지분 매각 '러시'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운영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열풍을 발판으로 대규모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AI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한 가운데, 투자금 회수와 추가 성장 자금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시장에서는 올여름 수십조원 규모의 거래가 한꺼번에 추진되면서 데이터센터 인수·합병(M&A) 시장이 또 한 번 최대 호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 AI 인프라 가치 급등…데이터센터 지분 매각 본격화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와 운영사들은 올여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투자은행들과 협력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각 대상에는 네트랄리티 데이터센터, 데이터뱅크, 엣지드, 엣지코어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 등 주요 기업들이 포함됐다.

투자은행들은 피닉스와 애틀랜타 등 미국 주요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기업들의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에 매각하기 위해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AI 수요 폭증…치솟은 데이터센터 몸값

데이터센터 운영사 매각이 활발해지는 배경에는 AI 서비스 확산으로 컴퓨팅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점이 자리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서버 용량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경쟁사로부터 AI 칩을 임대하거나 우주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가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보유한 기업들의 기업가치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건설비 급등…대형 투자자 확보가 과제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기공과 배관공 등 숙련 인력 부족은 물론 가스터빈과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AI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1기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앞으로 800억~1천억 달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투자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일부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다음 단계의 사업 확장을 위해 더욱 자금력이 풍부한 투자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데이터뱅크 최대 250억달러 거래 추진

현재 추진 중인 거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데이터뱅크의 경영권 지분 매각이다.

시장에서는 거래 규모가 최대 2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터뱅크는 디지털브리지가 주도하는 투자 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으며 스위스라이프, EDF 인베스트, 호주 연기금 오스트레일리안슈퍼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AWS 데이터 센터
AWS 데이터 센터(Photo :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엣지코어도 매각 추진…대형 투자사 관심 집중

대형 클라우드 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엣지코어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도 최근 잠재적 인수 후보들에게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엣지코어는 스위스계 투자회사 파트너스그룹(Partners Group)이 보유하고 있으며 버지니아와 애리조나 등 주요 시장 확장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왔다.

시장에서는 KKR이 설립한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를 비롯한 여러 글로벌 투자사들이 해당 자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모든 협상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일부 매각은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데이터센터 M&A 사상 최대…올해도 열기 지속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센터 인수·합병 규모는 약 5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역시 대형 거래가 이어지면서 시장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동시에 시장에 나오면서 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투자자가 충분한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폴 와이스(Paul Weiss)의 인프라 공동대표 라비 푸로힛은 데이터센터 투자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는 많지만 실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감당할 수 있는 기관은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 전력 확보가 기업가치 좌우…지역 반발은 변수

투자은행과 투자업계는 데이터센터 기업 가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안정적인 전력 확보 능력을 꼽았다.

건설비 상승과 프로젝트 지연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일정 단계가 완료될 때마다 대금을 지급하는 조건부 계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블랙스톤과 블랙록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 MGX 등 대형 투자사들도 데이터센터 운영사를 핵심 투자 자산으로 적극 편입하고 있다.

블랙록 GIP와 MGX가 지난해 약 400억 달러 규모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얼라인드 데이터센터(Aligned Data Centers)는 데이터센터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로 기록됐다.

▲ 커지는 '님비(NIMBY)' 현상과 리스크 관리 중요성

데이터센터가 대형화될수록 전기료 인상, 소음, AI 서비스 전반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 등 현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개발사들은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철회하기도 한다. 투자자들은 이제 데이터센터 투자가 과거보다 훨씬 위험해졌다고 평가한다.

푸로힛 대표는 "현재 미국 내에서 님비 현상이 미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매각을 앞둔 기업들은 지역사회와 얼마나 건설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지 입증해야 하는 높은 수준의 검증을 통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정치/사회

기업/산업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

AI 수요 폭증에 데이터센터, 수십조 원 규모 지분 매각 '러시' : 국제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