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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현실화…국제 유가 2020년 이후 최대 폭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제 원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교전이 재개되고 미국 정부가 이란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하면서, 원유 시장은 '해협의 이전 정상 상태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유가 10% 급등…'NACHO' 거래의 귀환

1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브렌트유 선물은 9.6% 급등한 배럴당 83.30달러에 마감하며, 코로나19 봉쇄 충격 이후인 2020년 5월 이래 가장 큰 일일 상승 폭을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9.4% 상승한 78.1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월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장기 봉쇄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NACHO(Not a Chance Hormuz Opens)' 거래 전략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시장은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전 세계 공급량의 20%를 차지했던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해협 우회 나선 산유국들…파이프라인 확충에 사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언제든 차단될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규정하고 우회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파이프라인 확충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7년 말에는 걸프 지역 원유 수출의 45% 이상이, 2028년 말에는 75%까지 해협을 거치지 않고 수출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로운 파이프라인 건설보다 이를 잠재적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미국 전략비축유 고갈과 시장의 불확실성

공급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미국의 전략비축유(SPR)가 198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이 유가 상승 압력을 더 키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연료 가격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대거 시장에 방출했기 때문에, 이번 위기 상황에서 유가 급등을 억제할 수 있는 완충 능력이 현저히 낮아졌다.

시장 참여자들은 긴장 상황이 단기적일지 장기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선물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하고 변동성은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 고착화된 분쟁, 중동발 공급 위기는 상수로

중동 원유 수송이 불확실해지자 아시아 국가들은 라틴아메리카, 서아프리카, 미국산 원유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의 원유 수출 물량이 이미 상당 부분 해상에 풀려 있어 미국의 이번 봉쇄 조치가 이란 경제에 즉각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갈등 모니터링 그룹인 Acled의 클리오나 롤리 대표는 "미국이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지 못하는 한 협상을 통한 해결은 어렵다"며, "교전이 일시적으로 잦아들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분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아 추가적인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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