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의 청결을 책임지는 생활폐기물 처리 노동자들이 최근 5년간 723명이 사망하고, 재작년에만 8천446명이 다치는 참혹한 현실에 직면했다. 적은 임금과 과도한 야간노동에 시달려온 이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노동계가 7월 16일 '노정 협의체'를 출범하고 고질적인 문제 해결의 첫 발을 내딛는다.
노동자들의 참혹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은 지난 3월 10일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를 상대로 개정 노조법에 따라 원청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후부의 실질적 사용자성 논란과 고용노동부(고용부)의 해석 지침으로 교섭은 불발되며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었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문제 해결은 정부가 노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기후부와 고용부, 양대 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참여하는 이 협의체는 내일(16일) 첫 회의를 개최한다.
노정 협의체는 '공공성 강화', '작업 환경 선진화', '차별 없는 노동조건 정착' 등 3대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생활폐기물 처리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연합뉴스]
그간 생활폐기물 노동자들은 적은 임금과 과도한 야간노동에 시달려 왔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3년간 발주된 용역 2천462건을 조사한 결과, 23.8%에 해당하는 586건은 계약서에 적정 임금보다 적게 반영되는 '과소 반영'이 적발됐다. 또한 22.8%인 561건은 계약서에 명시된 임금보다 적게 지급되는 '과소 지급'이 확인되며 구조적인 임금 착취 문제가 드러났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노동도 문제로 지적된다. 작년 12월 부산노동권익센터가 환경미화원 3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1.7%가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의 야간에 2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공공연대노조의 공동 조사에서도 환경미화원의 31.5%가 야간노동에 내몰려 있었고, 현장의 53%에서는 안전을 위한 '3인 1조'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이러한 열악한 노동환경은 결국 참담한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재작년 한해에만 8천446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최근 5년간 무려 723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심각한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내일 첫 회의를 앞둔 노정 협의체가 그간 방치되어 온 생활폐기물 처리 노동자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논의하고 실질적인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단순히 논의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 고용 안정, 그리고 안전한 작업 환경 마련이 이번 협의체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