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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AI 실적 시즌 겹친 글로벌 증시…투자심리 시험대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인공지능(AI) 투자 기대라는 두 축 사이에서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한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금리 전망을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알파벳과 인텔, 테슬라 등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AI 산업에 대한 높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중동 긴장 고조에 국제유가 90달러 돌파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90.18달러까지 오르며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9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84.18달러로 2% 이상 상승했다.

미군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9일 연속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도 역내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히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됐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원유 공급망 불안이 시장 전반의 긴장감을 높였다.

▲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유가 150달러 가능성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AMP의 셰인 올리버 투자전략 책임자는 전쟁이 장기화되고 해협 봉쇄가 이어질 경우 원유 공급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위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는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현재 시장이 주목해야 할 높은 위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글로벌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어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 인플레이션 우려 재부상…금리 인하 기대 흔들려

최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며 물가 둔화 기대가 커졌지만 국제유가 상승은 이러한 흐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경우 물가 안정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JP모건의 브루스 카스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Fed)가 2027년 이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최근 연준의 매파적 발언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6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 국채금리 상승…기술주 부담 확대

금리 전망 변화는 채권시장에도 즉각 반영됐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다시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섰다.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기업의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비율도 높아져 성장주의 기업가치 평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높은 미래 성장성을 기반으로 주가가 형성된 AI와 반도체 기업들은 금리 상승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으로 꼽힌다.

▲ AI 반도체 고평가 논란 확산

시장에서는 AI 관련 종목의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주 10% 하락하며 6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대비 약 20%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여기에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Moonshot AI)가 공개한 오픈웨이트 AI 모델 '키미 K3'가 미국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고 주장하면서 AI 경쟁 구도에도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AI 기술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AI 투자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 [AFP/연합뉴스 제공]
미국 증시 [AFP/연합뉴스 제공]

▲ 이번 주 빅테크 실적이 AI 투자 가늠자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은 시장 향방을 결정할 핵심 이벤트로 꼽힌다.

알파벳과 인텔, 테슬라 등 AI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실적 자체보다 AI 관련 투자 규모와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향후 자본지출(CapEx) 전망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AI 투자 확대 기조가 유지될 경우 최근의 조정이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그칠 수 있지만 투자 속도 둔화 신호가 확인되면 기술주 전반의 조정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시장은 여전히 실적 성장 기대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이번 실적 시즌에서 기업들의 실제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평균 5%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기업 이익은 약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기술기업들이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이익은 지난해보다 약 1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AI 산업 성장세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아시아 증시도 충격…한국 반도체주 직격탄

아시아 증시 역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의 영향을 받았다.

일본 증시는 휴장했지만 직전 주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로 6.4% 하락한 바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는 0.3% 하락했고 중국 우량주는 1.4%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는 추가로 4.1% 하락했다.

지난주 약 9% 급락한 데 이어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반대매매와 차익 실현이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 유가와 AI 실적이 하반기 증시 좌우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AI 산업 성장이라는 상반된 변수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있다.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과 금리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으며, 이는 AI를 비롯한 성장주의 가치평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이번 실적 시즌에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확대와 견조한 실적을 제시할 경우 최근 조정받은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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