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중심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2분기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면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단기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지만, 회사는 장기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 AI·로보틱스 투자 확대에 잉여현금흐름 적자 전환
2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설비투자(CapEx)를 58억 달러까지 늘리면서 잉여현금흐름이 1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 집행이 현금 창출력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막대한 설비투자가 이루어지는 해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투자가 향후 놀라운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단기 실적 악화를 우려했다. 머스크 CEO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 이상 하락했다.
▲ 순이익 감소·EPS도 시장 기대치 밑돌아
테슬라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33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대규모 투자 확대와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 매출 280억 달러로 26% 증가…자동차 사업도 성장
전체 매출은 28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핵심 사업인 자동차 부문 매출도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시장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판매 확대가 일정 부분 시장 환경 악화를 상쇄한 결과로 풀이됐다.
산업용 및 가정용 배터리 저장장치 판매를 담당하는 에너지 사업 매출은 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수치로, 전기차 외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테슬라 로고(Photo :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FSD 구독자 150만 명 돌파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FSD(Full Self-Driving·Supervised)' 구독자는 15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15.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어난 규모다. 테슬라는 차량 소유주를 대상으로 월 99달러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미국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사실상 FSD가 탑재된 차량을 원하고 있다"며 "FSD가 차량 판매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탄소배출 규제 크레딧 수익 급감
다른 자동차 업체에 판매하는 배출가스 규제 크레딧 매출은 1억4,6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약 67% 감소했다.
그동안 규제 크레딧은 테슬라의 안정적인 수익원이었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해 연비 및 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하면서 해당 시장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 올해 최대 260억 달러 투자…사업 구조 전환 가속
테슬라는 올해 공장 개조와 생산시설 확장에 최대 26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기존 전기차 중심 사업에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중심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해당 사업들은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미국은 부진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전 세계에서 전기차 48만12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4.9% 증가했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판매 증가세는 유럽과 중국 시장이 주도했다. 특히 이란 전쟁 여파로 연료 가격이 상승한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미국 시장 판매는 시장조사업체 모터 인텔리전스(Motor Intelligence) 자료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다.
▲ '테라팹' 반도체 공장 핵심 투자…스페이스X 협력
테슬라의 대표적인 투자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는 자체 반도체 생산시설인 '테라팹(Terafab)'이다.
이 시설은 스페이스X와 인텔이 공동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 CEO가 장기적으로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AI 중심 기업으로 통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특히 테라팹 분야에서 양사의 협력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실적 발표 자리에서 기업 합병 여부를 언급할 수는 없으며, 필요한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 자율주행 '사이버캡' 양산 돌입
테슬라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 '사이버캡(Cybercab)'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차량은 테슬라의 로보택시(Robotaxi) 호출 서비스 일부에서 제한적으로 운행되고 있으며 일반 소비자 판매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 미국 규제 완화도 호재
지난 6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차에 수동 브레이크 페달을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규제 완화가 테슬라의 사이버캡 상용화 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이달 로보택시 서비스를 마이애미, 올랜도, 탬파 일부 지역까지 확대했다.
기존 오스틴, 댈러스, 휴스턴 일부 지역에 이어 서비스 권역을 넓히면서 자율주행 모빌리티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