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구 쿠팡 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109시간 40여분간의 대형 화재 미스터리가 풀릴지 주목되는 가운데, 화재 진화 엿새 만인 오늘(28일) 합동 감식반이 발화 지점에서 비닐 팩 8팩 분량의 배터리 등 생활용품을 수거하며 핵심 증거를 확보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약 3시간 30분간 인천 서해구 쿠팡 32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10개 기관 35명의 인력이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수사팀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6층 메자닌 2층 선반을 중점적으로 발굴했다.
이 과정에서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비닐 팩 8팩 분량의 배터리 및 금속류가 포함된 생활용품이 수거됐다. 수거된 증거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 의뢰돼 화재 원인 규명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열 소방청 화재조사계장은 「6층 메자닌의 2층 부분을 중점적으로 발굴했다」고 밝혔다. 김수영 국립소방연구원 연구관은 「배터리에 의한 전기적 요인뿐만 아니라 누전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물류센터 화재는 지난 7월 18일 오전 6시 54분께 발생해 109시간 40여분 만인 7월 22일 오후에야 완전히 진화됐다. 지상 8층, 연면적 29만9천여㎡에 달하는 초대형 물류센터의 6층 바닥 면적은 축구장 4개 크기인 2만8천여㎡에 달해 화재 진압 및 조사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
합동 감식은 건물 구조 안전진단이 선행된 후 진행됐다. 곽철승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재해대책신속대응반 단장은 「발화 지점이 6층으로 특정돼 7층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화재 직후부터 쿠팡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는 한편, 물류센터 내외부 CCTV 및 관제 시스템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번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연기 흡입과 탈진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다행히 추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천시는 화재 진압에 참여한 소방관들에게 특별휴가를 부여할 계획이다.
수거된 증거물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는 이번 화재 원인 규명의 결정적인 열쇠가 될 전망이다. 배터리 발화, 누전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채 진행되는 수사가 대형 물류 시설의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에 어떤 시사점을 남길지, 그리고 물류센터 화재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