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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년 만의 폭염, 부산 잠 못 이루는 밤…해운대 '밤 피서' 인산인해

밤, 근대 기상관측 122년 만의 기록적 폭염과 11일째 이어지는 열대야에 지친 부산 시민들이 해운대 백사장으로 쏟아져 나오며 북새통을 이뤘다.

밤 10시가 넘어도 부산 해운대 기온은 29도를 유지한 채 열기가 식지 않았다. 하지만 답답한 집 대신 시원한 바닷바람을 찾아 나선 '올빼미 피서객'들로 백사장은 오히려 활기를 띠었다. 돗자리와 간이 캠핑용품으로 자리를 잡은 가족, 연인들은 파도에 발을 담그거나 밤바다의 정취를 만끽했다. 한편에서는 거리 공연이 펼쳐지고, 달리기 등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30대 김모 씨는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면 전기요금이 감당되지 않을 것 같아 밤에라도 시원한 바닷바람을 쐴 수 있는 해운대를 찾았다」고 말했다. 밤에도 낮 동안 달궈진 모래는 뜨거웠으나, 바닷바람 덕분에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이 많았다. 60대 배모 씨는 「집에서는 선풍기로도 견디기 힘들어 답답했는데, 여기 오니 그래도 좀 살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30대 박모 씨 역시 「밤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 다들 더위 때문에 잠 못 이루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122년 만의 폭염, 부산 잠 못 이루는 밤…해운대 '밤 피서' 인산인해
[사진=연합뉴스]

부산에는 '기록적 폭염 중대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전날인 7월 29일 낮 최고 기온은 38.8도를 기록하며 근대 기상관측 122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7월 30일 낮 최고 기온도 38.5도까지 치솟아 시민들을 지치게 했다. 이러한 기록적인 폭염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라는 이중 고기압의 강력한 확장과 함께 서풍 및 북서풍이 유입되며 열기를 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거 여름철 비교적 온화했던 부산이라는 이미지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기상청은 7월 31일에도 부산 지역에 극단적인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최고 체감온도는 38도 이상으로 나타나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 질환 등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야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단순한 여름 풍경을 넘어선 이번 기록적인 폭염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함께 시민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기요금 걱정부터 건강 위협까지, 무더위는 일상을 잠식했다. 기상청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경고처럼, 7월 31일에도 이어질 극단적인 더위 속에서 시민들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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