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22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프랑스 대선 1차투표에서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와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 후보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두 후보는 다음 달 6일 결선투표에서 다시 한 번 맞붙게 됐다.
하지만 외신은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 대선 역사상 재선을 노리는 현직 대통령이 1차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결선투표에서 사르코지 후보가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내무부는 23일 올랑드 후보가 28.6%, 사르코지 대통령이 27.1%의 득표율로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결선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올랑드 후보는 1차투표 결과에 대해 "극우적 계략에 빠진 사르코지의 대통령직에 제재를 가한 것이자 그의 발언들을 부인한 것"이라고 말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를 계속해서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반이민정책을 내건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르펜 후보가 예상보다 높은 18.1%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 결선투표의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됐다. 이는 국민전선이 얻은 역대 최고 득표율로, 영국 BBC 방송은 23일 200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이 얻었던 16%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정가에 던지는 충격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예상 밖의 높은 득표율에 대해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좌파에 대한 유일한 반대세력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선거법은 대선 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치르도록 명시하고 있어 올랑드 후보와 사르코지 대통령은 차기대통령직을 놓고 다음 달 6일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이에 따라 이제 관심은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출범할 것이냐로 모아지고 있다.
한편, 1차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결선투표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올랑드 후보가 사르코지 대통령을 8-9%포인트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4위를 기록한 좌파 후보 장뤼크 멜랑숑(61)이 올랑드 후보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이변이 없는 한 17년 만의 좌파 정권이 재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1차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2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 르펜의 지지자들이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가 결선투표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르코지는 같은 보수 노선인 르펜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9.1%를 얻은 5위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61)의 지지표까지 끌어모으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르펜은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등 유럽연합(EU) 정책에서 사르코지와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지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이날 대선 1차 투표율은 예상보다 높은 80.8%를 기록, 국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