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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영업, 경기지표도 '빨간불'… `탈출 러시' 시작되나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자영업자가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자영업자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에까지 '빨간불'이 들어와 향후 '탈(脫) 자영업 러시'가 우려되고 있다.

18일 소상공인진흥원에 따르면, 소상공인 체감경기 동향지수(BSI)는 1월 65.5로, 전월 대비로는 24.3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론 17.3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에 54.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소상공인진흥원이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3200개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동향을 파악해 매달 발표하는 수치로, 수치가 기준치인 100.0 미만이면 경기를 안 좋게 보는 이들이 좋게 보는 이들보다 더 많음을 뜻한다.

향후 전망도 좋지 못해 2월 예상경기 BSI는 83.6으로 전달보다 10.1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예상경기 BSI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기준치를 밑돌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기대심리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전통시장의 체감경기는 더 나쁘다.

시장경영진흥원이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영업하는 점포 1300개를 조사한 시장경기동향지수(M-BSI)를 보면, 1월 체감 M-BSI가 42.2로 전월 대비 10.0포인트, 전년 동월대비 8.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월별 조사를 한 지난 2006년 4월 이래 지난해 3월(41.7)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으며,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내림세다.

이 지수 역시 기준치가 100 미만이면 전월보다 악화했다는 응답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2월 업황전망 M-BSI는 설 성수기 기대로 전달보다 11.9포인트 오른 82.6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자영업의 체감경기가 이처럼 나빠지면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은퇴가 본격화된 2011년 8월 이후 증가세를 보였던 자영업자 수도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월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로 2만 1000명 줄어들면서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음식·소매업에서 창업에 나섰는데, 과당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내수 부진 장기화로 자영업 몰락이 우려돼 베이비붐 세대가 자영업 대신 다른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김홍달 소장은 "내수 경기가 이대로 계속 간다면 자영업자들은 언젠가 우리 경제의 폭탄이 돼 터질 것"이라며 내수를 살리려면 서민 업종과 연관성이 큰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