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3년간 KT 보유 39개 부동산, 1조원 어치를 헐값으로 매각했고, 이로 인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배임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는 '탈통신' 한다며 신사업투자 명목으로 대규모 M&A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KT OIC, 사이버 MBA 등 친인척(유종하)이 관련된 회사를 비싼 값에 인수해 친인척에게는 거액(137억원 상당)의 이익을 안겨주고, 회사에는 손실을 떠넘긴 바 있어, 이에 대해서도 이미 지난 2월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배임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참여연대와 KT새노조가 공동으로 KT의 각종 경영자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친인척이 관련된 M&A 외에도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적자 기업을 대거 인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29일 참여연대와 KT새노조 측은 "KT는 2011년 12월 이사회를 통해 2012년 KT 그룹경영계획을 의결했다. 핵심 내용은 비통신 분야로 투자를 집중하는 것으로,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비통신 분야 M&A를 하겠다는 것이 요지다"며 "실제로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M&A 및 기업분사 규모는 2012년말 기준 32개 건으로 취득가액은 1조1411억원 규모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 인수합병을 했지만 그 결과는 매우 비정상적인 적자 기업들을 인수한 것에 불과함이 KT의 자체 자료로도 확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 2012년 KT가 인수한 기업에 대한 내부 보고서 중 심각한 적자기업 사례(단위: 억원) |
이같은 인수합병의 결과로 KT의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KT 내부 본사 직원들의 우려다. 자산을 매각해 대규모로 단행한 인수합병이 실질적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석채 회장은 대외적으로 탈통신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는 식의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2011년 이사회에서 BIT 관련 38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정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아직 완성도 못한 상태인데 90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BIT란 KT와 KTF 합병에 따라 전산을 통합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해외업체(어센츄어)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고비용이 발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사안이다. 실제로 2010년 11월16일 사업설명회 당시에도 48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지만 지난 9월30일 임시 가개통 하면서는 9000억원이 투자됐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를 두고 KT 내부에서는 'BIT 사업이야말로 KT 판 4대강 사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는 것이 KT새노조 측의 지적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은 재계 11위 규모의 대기업 KT의 경영이라고는 믿기 힘든 경영형태를 보여줬다. 자산은 헐값에 매각하고 부실기업을 인수합병했다"며 "BIT는 애초 예상의 두 배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한다며 아프리카의 통신사를 인수한다고 하면서 NTC(러시아의 이동통신사) 지분은 매각하는 등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보였다. 이로 인해 KT의 경영실적은 계속 나빠지고 있으며, 특히 주력사업인 통신분야에서 거듭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KT새노조 관계자는 "대규모 부실 M&A가 가능했던 것은 이석채 회장 취임 직후 이사회 규정을 변경해 투자 시 이사회 승인 요건을 1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대폭 상향해 회장이 독선적으로 M&A를 할 수 있게 된 점 때문이라는 것이 KT 내부의 지적이다"며 "이석채 회장의 부실기업 M&A 과정 전반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진행 중이며, 추가 고발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