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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세월

                                                                            - 해원

지나고 나면 노루꼬리처럼 짧고
오기를 기다리면 뱀처럼 길다
즐겁다고 잡으려니 손가락으로 빠져나가는 연기 같고
괴롭다고 떨쳐버리자니 동아줄 되어 발목을 잡아 당기네

이래도 저래도 한세월은 스쳐가는 바람이어라
지나간 자취를 주위에 또렷하게 남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 세상에 아무런 흔적이 없기도 하지
지나간 세월은 흐르는 강물 따라 속절없이 흘러갔고
다가오는 세월은 일렁이는 물결 속에 그 모습 감추고 있네
이미 흘러간 세월은 간대로 두고
그래도 오는 세월 두 손 모아 맞이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