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새로운 보편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10% ‘글로벌 관세’가 24일(현지시간) 공식 발효됐다.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전 0시 1분부터 예외 품목을 제외한 모든 대미 수출품에 일괄적으로 10% 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10%를 발표한 뒤 세율을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시행 시점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당분간은 10%가 유지되다가 추가 포고령을 통해 15%로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
▲ 무역법 122조 활용…‘150일 한시 카드’
이번 조치는 1974년 제정된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다. 해당 조항은 미국에 ‘크고 심각한’ 무역적자가 있을 경우 대통령이 최대 15%의 관세를 최장 150일(약 5개월) 동안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및 이른바 ‘펜타닐 관세’에 대해 대통령 권한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적 논란이 상대적으로 적은 122조를 활용해 우회 전략을 택한 것이다.
다만 122조에 따른 관세는 의회 승인 없이 150일을 초과할 수 없다. 즉 이번 글로벌 관세는 본질적으로 ‘한시적’ 성격을 띤다.
▲ 예외 품목 광범위…물가·산업 영향 고려
이번 보편관세에서 제외된 품목도 적지 않다. 핵심 광물, 에너지 및 에너지 제품, 미국 내 생산이 어려운 천연자원 및 비료, 일부 농산물, 의약품과 원료, 특정 전자제품, 자동차 및 부품, 일부 항공우주 제품 등이 빠졌다.
이는 △미국 산업에 필수적인 원료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가 적용 중인 품목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품목 등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전면적 관세 부과가 소비자 물가를 급격히 끌어올릴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절충적 설계로 볼 수 있다.
▲ 301·232조 병행…관세 체계 ‘다층화’
트럼프 행정부는 보편관세(122조)와 동시에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추가 관세 조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두 법은 사전 조사, 의견 수렴 등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122조 관세로 일단 ‘공백’을 메우고, 150일 동안 추가 관세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 한국 등 주요 교역국에 미칠 파장
한국은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 및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관리해 왔다.
이번 보편관세는 기존 합의의 틀을 직접적으로 무너뜨리지는 않지만, 협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철강·자동차 등 일부 품목은 이미 232조 관세 대상이기 때문에 중복 부담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10%의 보편관세가 광범위한 수출 품목에 적용될 경우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는 일정한 압박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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