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생 류승완 감독이 1989년 홍콩 누아르의 전설 '첩혈쌍웅'을 2026년 한반도 첩보전으로 되살렸다.
지난 2월 11일 개봉한 영화 '휴민트'(러닝타임 119분)가 주윤발과 이수현이 열연한 홍콩 영화 '첩혈쌍웅'(1989)의 한국식 재해석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승완 감독은 "홍콩 누아르 스타일 등 추앙해왔던 세계들을 존경의 표시로 넣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휴민트'는 2013년작 '베를린'의 후속작으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조인성이 남한 국정원 블랙요원 조 과장을, 박정민이 북한 보위성 특수요원 박건을 연기하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동남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첩보전을 그렸다.
두 작품은 구조적으로 흡사하다. 서로 적이었던 두 남자가 동지로 변해가는 과정을 다뤘으며, 신세경(북한 식당 종업원 선화)과 주보비(북한 여자 수린)가 이들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의 삼각관계를 형성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다만 '휴민트'는 원작의 낭만적 멜로드라마보다 현실적인 인물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분단 상황이라는 한반도 특수성을 활용해 이념 갈등과 개인적 감정의 충돌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다.
'왕과 사는 남자'에 흥행 1위 자리는 내줬지만, 홍콩 누아르에 향수를 느끼는 마니아층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류승완 감독 특유의 액션 미학과 홍콩 누아르의 정서적 깊이가 결합된 이번 작품은 K-첩보영화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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