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글로벌 해운 대란 속에서 파나마 운하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하고 있다.
17일 파나마 운하청(ACP)에 따르면 현재 운하 급행 통과료는 최대 400만달러(59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4배나 급등한 수치다. 실제로 LPG 운반선 한 척이 이달 들어 400만달러의 급행료를 지불한 사례도 확인됐다.
운하 대기시간도 평균 3.5일로 늘어났다. 2월 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후 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조달 경로를 미국 등 서반구로 돌리면서 파나마 운하로 선박이 몰린 결과다.
특히 미국산 LNG와 원유를 실은 선박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이 중동 대신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면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의 전략적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이는 2023-2024년 극심한 가뭄으로 운하 운영에 차질을 빚었던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당시 파나마 정부는 통행료 인하와 통행 선박 수 제한 완화 등의 조치를 취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기 '파나마 운하 되찾기' 발언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1914년 개통돼 1999년 미국에서 파나마로 이양된 운하가 현재 미국 경제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물류 체계의 근본적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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