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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잔액 42조 9942억 원 돌파... 3개월 연속 상승

정휘 기자
카드론 잔액 42조 9942억 원 돌파... 3개월 연속 상승
©연합뉴스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 서민들의 최후 보루로 불리는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의 대출 잔액이 3개월째 오름세를 유지하며 서민 가계의 이자 부담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액 급전 성격인 현금서비스 규모까지 급증하며 가계 부채의 질적 악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 잔액이 임계치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롯데, BC,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KB국민, NH농협카드 등 국내 9개 주요 카드사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총 42조 9천942억 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2월 말의 42조 9천888억 원을 약 54억 원 상회하는 수치다. 전월 기록인 42조 9천22억 원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만 920억 원가량이 늘어난 셈이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초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가계 금융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 서민 경제 한계점 도달 및 카드론 수요 폭증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결합된 고육지책의 결과로 보고 있다. 실물 경기가 악화될수록 제1금융권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자들의 자금 수요가 제2금융권인 카드사로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 증가는 정체된 반면 고물가로 인한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부족한 운영 자금을 카드론으로 충당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저신용자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이 단순한 대출 확대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적 한계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 현금서비스 급증과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

대출의 질적 측면에서도 위험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장기 카드대출인 카드론뿐만 아니라 단기 대출 성격인 현금서비스 잔액이 급격히 불어난 점이 특징이다. 지난달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 2천880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월 6조 193억 원 대비 무려 2천687억 원이나 폭증한 규모다. 통상 현금서비스는 금리가 매우 높고 결제 주기가 짧아 카드론보다 더 급박한 자금난을 겪을 때 이용하는 수단으로 통한다. 반면 카드론을 갚지 못해 다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 잔액은 1조 4천947억 원으로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으며,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 역시 6조 6천725억 원을 기록하며 소폭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 분기 말 채권 상각에도 꺾이지 않는 대출 잔액

주목할 점은 전체적인 잔액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증가율 자체는 다소 둔화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카드론 잔액 증가율은 0.21%로, 전월 기록했던 0.7%에 비하면 상승폭이 낮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둔화세는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결과라기보다 분기 말에 이루어지는 금융사의 회계적 처리 결과로 해석된다. 카드사들은 통상 분기 말인 3월과 6월, 9월, 12월에 부실 채권이나 연체 채권을 상각 처리하여 장부에서 제외한다. 이 과정에서 잔액 감소 효과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전체 잔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것은 실제 잠재적인 대출 수요와 부실 위험이 표면적인 수치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초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잔액을 밀어 올린 가운데, 향후 금리 변동성과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가계 부채 리스크 관리가 금융업계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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