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미중 고위급 경제 회담 재개와 부산 합의 후속 조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이겨례 기자
미중 고위급 경제 회담 재개와 부산 합의 후속 조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경제 현안에 대해 심도 있고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무역 질서 확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고위급 차원의 첫 번째 공식 행보로 평가받다. 양국은 관세 장벽 완화와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도 시장 안정화를 위한 최소한의 협력 창구를 마련하는 데 합의하다.

중국 관영 매체인 중앙TV(CCTV)는 미중 양국 경제 대표단이 최근 회동하여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하다. 이번 회동에서 양측은 글로벌 거시 경제의 안정성과 공급망 유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며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가기로 뜻을 모으다. 이는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 이후 경색되었던 경제 외교가 실무 협상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하다.

미국과 중국의 이번 접촉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서도 상호 경제적 파국을 막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되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회담이 양국 간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수치와 이행 방안을 조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분석하다. 특히 미국 측은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시장 접근성 확대를 요구한 반면, 중국 측은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완화를 핵심 의제로 제시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이번 회담의 '건설적'이라는 표현에 주목하며 미중 관계의 극적인 해빙 모드가 조성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뉴욕 증시와 아시아 주요 증시는 양국 협력 재개 소식에 즉각 반응하며 공급망 리스크 완화에 따른 안도 랠리를 보이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의 주도권 다툼과는 별개로 일반 소비재와 농산물 무역에서는 실용적인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다.

이번 회담의 기저에는 지난해 부산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이른바 '부산 컨센서스'가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당시 두 정상은 무역 갈등의 전면전 확산을 방지하고 고위급 소통 채널을 상설화하기로 약속하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번 고위급 경제 회담은 해당 합의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닌 실무적인 정책 조율로 이어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받다.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방안도 이번 논의의 주요 의제로 다루어진 것으로 알려지다. 미국은 첨단 기술의 유출 방지를 확약받는 동시에 중국 시장 내 미국 기업들의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강력히 촉구하다. 이에 대해 중국은 자국의 기술 자립화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글로벌 공급망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회담이 미중 간의 근본적인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통제하려는 '전술적 휴전'의 성격이 짙다고 평가하다. "양국은 서로의 경제적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것이 유수 외신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통상 정책이 향후 협상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관세 인하나 규제 철폐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의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하다. 미국의 보수적인 경제 싱크탱크들은 중국의 산업 보조금 문제와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어떠한 합의도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비판하다. 이러한 회의론은 양국 협상단이 향후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상당한 압박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으로 미중 양국은 이번 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각 분야별 실무 그룹을 가동하여 세부 이행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분기 내에 발표될 추가 무역 지표와 정책 가이드라인이 양국 관계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다.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양국의 경제적 밀착과 갈등 사이에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교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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