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은 글로벌 자금시장과 주식시장, 부동산시장까지 연쇄 압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30년물 금리 5.18% 돌파…“금융위기 이후 최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5.18%까지 상승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는 투자자들이 채권을 대거 매도하면서 국채 가격이 급락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글로벌 물가 재가열 가능성이 채권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 트럼프 행정부 부담 확대…유가·전쟁 리스크 직격
국채금리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정치·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은 이란과의 갈등 속에서 중동 군사·외교 문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내 물가를 자극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 관세 인상 정책을 추진했다가 국채시장 불안이 커지자 일부 정책에서 후퇴했던 사례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
▲ 글로벌 채권시장도 동반 충격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국채시장도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캐나다와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스위스 등 주요 국가들의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최근 12개월 내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영국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키어 스타머 총리의 리더십 위기까지 겹치며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본 역시 에너지 가격 급등 압박 속에서 30년물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인 4.13%를 기록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세계 경제 핵심 변수”
시장 불안의 핵심 배경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까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핵심 원유 수송로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 일부 국가들은 해당 항로 의존도가 높다.
투자자들은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이 심화하고 에너지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미국 물가도 재상승 조짐…연준 금리 부담 확대
실제 미국에서는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수년 만에 가장 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이 미국 내 물가에 직접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다시 긴축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 성향 인물로 지명한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 체제에서도 시장 기대와 달리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연준 금리 인하 기대 사라져”…시장 전망 급변
전쟁 이전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내년 1월까지 최소 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오히려 0.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점점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자체가 금융시장에 새로운 위험 프리미엄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 증시·부동산시장도 압박…“고금리 장기화 우려”
장기금리 상승은 미국 증시에도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S&P500 지수는 이날 0.7%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이란 휴전 상황과 향후 협상 진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협상 시한과 관련해 “이틀 또는 사흘, 길어야 다음 주 초 정도”라고 언급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 주택시장 회복에도 악재…모기지 금리 상승
미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 부동산시장 회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쟁 이후 약 0.75%포인트 상승해 4.67%까지 올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전쟁 전 6% 아래였지만 현재는 6.36%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가 소비와 투자 심리를 동시에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AI 호황에도 금융시장 불안 지속”
다만 미국 경제 자체는 아직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산업 성장과 대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미국 증시는 최근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그러나 채권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현재의 AI 중심 랠리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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